조금은 젖어도 괜찮은 사이
이사를 오면서 주변 이웃에게 인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을 좀 했다. 옛날처럼 떡을 돌리기엔 시대가 너무 변한 것 같고 그렇다고 아무 말 없이 지내자니 또 서먹할 것 같았다.
결국 우리는 작은 통에 담긴 쿠키 세 개를 준비했다. 굳이 나눠주지 않더라도, 혹시 모를 경우에 대비한 일종의 '비상용 이사 선물'이었다.
그런데 첫인사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트럭이 들어서고, 짐이 쏟아지고, 그 사이에서 허둥대던 우리를 앞집 아저씨가 고양이를 안은 채로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을 걸었다.
"안녕하세요. 이사 오셨어요? 저희는 여기 살아요."
그 한마디가 생각 외로 따뜻했다. 낯선 동네에서 어색했던 마음이 그 순간 풀리는 느낌이었다. 어쩐지 준비해 둔 쿠키를 건넬 타이밍으로 딱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첫인사는 자연스럽게 끝났다.
응답하라 1988 속 그 시절의 '정' 까지는 아니더라도, 서로 얼굴을 알고 가벼운 인사를 나누는 관계가 되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