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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아들의 팀플레이

혼자보다 같이 할 때, 더 잘되는 일들

by 피터의펜

나도 그렇고, 아이들도 그렇고, 아마 모르긴 몰라도 하나님이든 부처님이든, 아니면 천지신명까지도 오늘만큼은 기다렸을 것이다.


바로 금요일.


예전에는 '신나는 토요일'을 빌며 하루를 버텼지만 이제는 '불타는 금요일'이 되기만을 손꼽는다.

별다른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닌데 금요일엔 이상하게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주말이 시작된다는 그 단순한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깨에 들어갔던 긴장이 서서히 풀리고 숨이 조금은 더 가벼워진다.


나는 그날, 아예 월차를 내버렸다.

말 그대로 '쉬는 금요일'.

그냥 집에서 기타도 좀 치고, 밀린 빨래를 돌리고, 아무 일 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느끼는 그런 하루였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아이 하교 시간.

문이 열리고 아이가 들어왔는데,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응? 오늘 무슨 일 있었어?"


평소에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금요일의 기운이 몸에 퍼져서 눈빛까지 반짝였는데, 오늘따라 그 빛이 다 사라진 것처럼 보였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런 때는 부모 입장에서 괜히 긴장이 된다. 친구와의 일일 수도 있고, 시험을 망쳤을 수도 있고, 아니면 이유 없이 마음이 상했을 수도 있다.


그 어떤 이유든,

아이의 입에서 직접 듣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까.


"아빠, 나 버스 좀 태워줘."

"응? 시내버스 말하는 거야? 광역버스?"


뜬금없는 말에 순간 멍해졌다.


버스를 태워달라니, 내가 버스 회사 직원도 아닌데. 그러다 문득 예전에 경주 여행 때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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