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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이름은 몽땅이

제1장 몽땅이 스토리

by TongTung


작은 블루 색연필은 선플라워와의 대화를 마친 후,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이제야 연필통 안을 찬찬히둘러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오래된 호두나무 연필꽂이 통 속에는 공룡이(공룡모양의 접이식 자)와 지우개 포슬이, 기린이(기린 모양의 가위), 그리고 선플라워(해바라기 볼펜 할머니)가 함께 있었습니다.

작은 블루 색연필은 그제야 자신의 모습도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모두 잠들어 있는데, 나는 왜 깨어났을까?'

'거대한 손은 왜 나를 이곳으로 데려다 놓았을까?'

'그리고...... 내 이름은 뭐... 였을까?......... 누군가 나를 몽땅이라고 불렀던 것 같아... 하지만 정말 그게 내 이름일까?'
블루 색연필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장난꾸러기 지우개 포슬이가 작은 색연필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말을 걸어옵니다.

“무슨 생각해? 정말 심각해 보이는데~ 모든 말해봐, 내가 도와줄 테니까.”

색연필은 잠시 망설이다가 대답했습니다.

“내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나질 않아.”

블루 색연필은 곰곰이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자 포슬이가 몸을 돌리며 다가와서,
“그렇다면, 내가 멋진 이름을 만들어줄게. 네가 파란색이니… ‘푸른몽’은 어때? 아니면 ‘블루몽’? 아, 혹은 ‘청몽’도 좋고… 어쩌면 ‘몽블루’?”


포슬이는 잠시 멈추며 몽땅이의 반응을 살폈습니다.
별다른 반응이 없자, 포슬이는 맘에 드는 이름을 꼭 찾아주려는 듯 생각나는 대로 이름들을 차례차례 내뱉기 시작했습니다.

블루 색연필은 포슬이가 정신없이 이름들을 내뱉는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며, 결국 포기한 듯 다시 생각에 잠깁니다.


그러는 사이, 한편에서 이 대화를 조용히 지켜보고 있던 기린이(기린 모양의 가위)가 끼어들며, 조용하지만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블루의 ‘루’와 몽땅의 ‘땅’을 합쳐서 ‘루땅’은 어때? ‘루팡’ 같아서 멋지지 않니?”

포슬이의 장난스러움과는 달리, 기린이의 제안은 진지함이 묻어났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접이식 자 공룡이가 몸을 접었다 펼치며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네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쭈그려 앉았던 모습이 생각나더라. ‘몽땅’하면서도 귀여운 그 모습에서 ‘땅쮸’라는 이름은 어때?”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이름을 제안하는 사이, 블루 색연필은 여전히 조용히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습니다.


문득 귓가에서 어렴풋이 맴도는 소리...

"몽땅이는 우선 이곳에 치워둘게.."

누구의 소리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몽땅 이가 자신의 이름인 것만 갔았습니다.


마침내 결심한 듯 고개를 든 블루 색연필은

“저를 몽땅이로 불러주세요. 이제부터 저는 몽땅이에요.”


드디어 기운을 차린 작은 블루 색연필을 본 친구들은 안도의 미소를 지으며 마음을 놓았습니다.

“좋아! 이제부터 우리에게 몽땅이라는 멋진 친구가 생긴거야!”
포슬이가 외쳤고, 연필꽂이 통 속은 환한 웃음소리와 따뜻한 분위기로 가득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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