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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r 민 Feb 09. 2021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법

창세기 45장 14~15절 말씀 묵상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편인데, 안 빼먹고 하려고 애쓰는 일들이 있습니다. 운동과 독서, 그리고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 일이지요. 재미있는 건, 이 습관을 유지하고 있을 땐, 전혀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점입니다. 그저 매일 하던 일이니, 하고 가볍게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명절이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습관을 빼먹으면, 곧 구멍이 뚫립니다.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고, 견고해 보이던 제 일상은 쉽게 무너져 버리지요. 그 상태로 며칠만 지나도, 금세 인격의 밑바닥이 훤히 드러나게 됩니다.      


 목소리부터 날카로워지고, 짜증도 많아지지요. 별일 아닌데도 성이 나고, 참기도 어렵습니다. 집안 청소하고 정리하는 일, 매일 드리는 가정예배도 다 버겁고 힘들어 지지요. 결국 집사람과도 별일 아닌 일들로 부딪히고, 옥신각신합니다. 평화로웠던 집안 분위기가 냉랭해 지기 일쑤지요. 그렇게 모든 일들이 엉망이 된 뒤에야 깨닫게 됩니다.      


“아! 그동안의 삶이 다 주님의 은혜였구나.”      


 평소에 잘 지내고 있을 땐 깨닫지 못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건강할 땐 건강을 모르고, 행복할 땐 행복을 모르고, 은혜를 누릴 땐 그 은혜를 잘 누리지 못하는 듯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누리고 있던 선물들을 빼앗기면, 그때야, 누리고 있던 보물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돌아보게 되지요.      


 며칠 전에도 별일 아닌데, 괜히 집사람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저희 둘 다 삶의 균형을 약간 잃었고, 일과 육아로 지쳐 있었지요. 살얼음 위를 걷는 듯, 조심했지만, 한 순간에 와장창 깨져 버렸습니다. 서로 몸과 마음이 피곤했는데, 받아줄 여유도 없었지요.      


 그때 눈치 빠른 둘째가 저희 앞에 나타났습니다. 사실 저희가 다툰다고 큰 소리를 내며 폭발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어찌 알고 왔더라고요. 그저 평소보다 대화가 적고, 분위기가 좀 싸늘할 뿐인데요. 어느새 저희 둘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지요. 큰 아이도 곧 뒤따라 와서는 저희 맘을 풀어준다고 애를 썼습니다.  

     

 작은 애가 먼저 노래를 시작했지요. 정확치도 못한 발음으로 열심히 동요를 불렀고, 큰 애는 노래에 맞춰 춤을 추었습니다.      

 평소엔 기분이 무척 좋아야 한 두곡 할까 말까 하는데, 기분 풀어준다고, 쟁여 두었던 노래와 춤을 모두 방출했지요. 얼마나 열심히 부르던지, 저희 두 사람은 결국 참고 있던 웃음을 터트렸지요. 귀한 아이들의 섬김으로 또 한 번 가정의 평화는 지켜졌습니다.      


 창세기 45장 14~15절 자기 아우 베냐민의 목을 안고 우니 베냐민도 요셉의 목을 안고 우니라 요셉이 또 형들과 입 맞추며 안고 우니 형들이 그제야 요셉과 말하니라      


 말씀을 묵상하며, 가족의 화목을 위해선 누군가의 섬김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됩니다.      


 요셉과 형제들도 한 자리에 다시 모여 식사를 나누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요. 그동안 서로에게 쌓였을 분노와 아픔, 상처와 오해의 골이 얼마나 깊었을까요? 그러나 요셉 한 사람의 희생과 섬김을 통해 이들은 한자리에 모였고, 회복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희생과 섬김에 얼마나 큰 영향을 발휘하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가정을 이루어 가면서도 비슷한 듯합니다. 원래대로라면 저도 요셉처럼 가정의 화목을 위해 사랑의 짐을 져야겠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날도 많습니다. 일 때문이다, 뭣 때문이다 핑계를 대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날도 많습니다. 그렇게 해봐야 좋을 게 없는 걸 알면서도, 마음엔 원이라도 육신이 연약해 쓰러지는 날이 많지요.       


 그럼에도 감사한 까닭은 그런 절 대신해 어느 땐 집 사람이, 다른 날은 아이들이 함께 삶의 짐을 대신 져 주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저희 둘 앞에서 열심히 재롱을 떨어준 아이들을 보며 생각했지요.      


“아이들이 많이 컸구나, 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힘내야겠다.”      


 마태복음 11장 28절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항상 화목의 짐을 지진 못하겠지만, 가족이란 테두리 안에서 서로 사랑하며, 함께 짐을 지며 살아가길 소망해 봅니다.      


 연약한 우릴 위해 십자가를 대신 저 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도 그 사랑을 따라 복된 삶 살아가게 하소서.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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