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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누나 Sep 05. 2021

코코의 자동차

식구들끼리 여행을 갈 때 보통 운전석 대각선 뒷자리에 탄다. 그러면 코코가 옆으로 오던지 내 무릎 위에 폴짝 올라온다. 코코는 새끼 때부터 바깥 풍경을 보면서 가는 걸 꽤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안아서 보여주곤 했는데 무릎과 창문의 높이 차이가 있어서 가방과 쿠션을 쌓아서 위로 올려 준다. 오른쪽 어깨에 올라가고 또 올라가 한번은 아예 뒷좌석 위 공간에 올려 둔 적이 있었다.


산책할 때도 본능적으로 오른쪽으로 올려서 안는다. 보통 강아지들은 발을 잘 잡아야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발이 붕 떠 있는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 코코의 경우 완벽히 다리를 접어 발을 받치기 힘들다. 슬개골 탈구가 있어서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물론 수술을 해서 지금은 괜찮은데 혹시나 다시 빠질까 싶어서 다리를 받치기보다는 엉덩이를 잡는다.


코코도 내가 안으면 그나마 불안해하지 않고 잘 매달려 있다. 심지어 편해 보이고 환하게 웃기까지 한다. 차에서도 산책하다가도 코코는 편하게 있는 게 자주 보인다. 마치 내가 코코의 개인 자동차가 된 느낌이다. 그 느낌이 싫지 않고 좋다. 따끈한 온도와 하얀 털이 매달린 게 귀엽다.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살을 좀 뺐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잘 안아줄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좀 무겁다. 코코가 더 나이가 들면 좀 더 다니기 편하게 개모차를 사주고 싶다. 그때까진 내가 운전사가 되어야겠다.




* 상단 꽃 사진 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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