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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수 김 Jul 02. 2023

그후로

1.누워서 할 수 있는 일

 사고 후에 누워서 하는 생활이 대부분입니다.  

글을 쓰려고 합니다. 나의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생각들을 글로 쓰고 싶다는 바람입니다.  고통 때문에 의자에 앉고 싶지만 앉을 수 없습니다. 고통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의사가 조제해 준 독한 진통제들이 소용이 없습니다.  정상적인 생활로 삶의 가치를 전혀  못 느끼고 이제 야서 아픔을 겪으면서 알지 못했던  정상적인 삶의 소중함을 느끼는 무지한 나 자신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의자에 앉는 사소함에 대한 중요함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결국은 누워있어야 하는 것밖에 현재 아무 선택이 나에게는 없었습니다.


숨을 천천히 뇌시고 누우니 자연스럽게 하얀 천장이 보입니다.  긴 네모의 하얀색 천장입니다. 왠지 모르는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나무가 불에 타는 불멍이 아닌 나는 천장 멍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너무나 괴로운 것은 육체적 고통보다 정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정신적인 고통을 감당하기가 거부하기가 힘든 것이었습니다.  나는 천천히 정신을 차리려고  합니다.  잠깐 잠이 들었나 봅니다.  나는 숨을 편히 쉬면서 깨어났습니다.  천천히 생각이 떠오르는 글 구절을 말합니다.  그 구절은 바로 글로 적힙니다.  이렇게 누워서 할 수 있는 일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되었습니다.

나의 결과를 예상할 수 없는 치료가 시작되면서 나의 첫 수술을 마치고 두 번째 수술이 정해지는 날을 기다리며 여전히 누워있는 생활이 대부분입니다. 어느 날인가 뜻밖에 한국 라디오 방송 채널이 주파수에 맞춰 줘서 광고을 듣게 되었습니다.  분명히 영어를 한국말로 표현한 말이었습니다.


한글의 기묘한 매력이랄까? 나 자신에게 신기한 감정을 전합니다. 이런 느낌이라는 것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렇게 글로 표현해 봅니다.


한글: 운명의 데스티니

영어: destiny of destiny

한글: 죽음의 데스

영어: death of death

한글: 어둠의 다크

영어: dark of dark

한글: 전설의 레전드

영어: legendary legend

한글: 원조의 오리지널

영어: original of the original

한글: 소리의 사운드

영어: sound of sound

한글: 혼돈의 카오스

영어:  chaos of chaos

한글: 다양한 버라이어티

영어: variety of variety


이렇게 같이 어우러지는 느낌이 영어를 모르면은 다른 뜻의 두 단어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영어를 안다면은 같은 단어의 연속 나열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글로 된 단어와 그 뜻을 영어로 발음한 두 개의 단어 연결의 느낌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감정을 심오하게 까지 만듭니다. 한글은 너무나 많은 소리의 표현 소리의 문자의 구사를 영어로도 조차 표현할 수 없고 번역할 수도 없이 다채롭고 다양합니다.  그렇기에 세계에서 한글의 위대함은 창조하신 세종대왕님과 그를 돕는 집현전 학자들 그리고 만드신 기록과 시기 문자 구성의 원리(자음 모음 조합•자음 모음 분리•된소리•이중모음 등등) 또한 백성들이 어려움이 없이 글을 배우기 위한 목적까지 모든 기록으로 알 수 있고 지금까지도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과연 이렇게 모든 기록 내용이 알려져 있는 나라의 고유 문자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요?


외국의 거주로 보편적으로 한글은 모국어이다는 기본 생각만 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한글의 우수성과 위대함 그리고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인 것입니다.

모국어의 중요함을 알기에 딸아이에게 한글을 알려주었습니다..  딸아이는 “ㅇ”을 보고 동그라미 “ㅁ”을 보고 네모라고 합니다. 이렇게 동그라미 네모가 글자로 쓰입니다. 나 역시도처음으로 느껴보는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는 모국어를 “엄마의 혀(mother tongue)”라고도 합니다. 엄마와 소통을 할 수 있는 중요하고 기본적인인간으로서 엄마의 언어라고 표현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감사함과 고유 문자 모국어의 중요성을 한국사람으로서 한글날인 10월 9일을 기억하는 것은 후손으로서 기본적인 예의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




2.한국말이어서 더 아프다

의사의 처방 스케줄로 척추 주사를 맞는 날이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주사는 아프고 너무 싫습니다.

간호사들이 나에게 해주는 말입니다. “Time heals all wou nds”(시간이 약이다). 그러나 나의 경험으로 약은 그냥 쓴 것뿐입니다. 지금까지도 약은 쓰고 너무 싫습니다.

진료를 마치고 아주 오래간만에 한국 H 마켓에 갔습니다.

지팡이를 잡고 부축을 받으면서 천천히 둘러 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을 축소해서 갖다 노은듯한 너무나 다양하고 셀 수 없는 한국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수많은 물건들로 꽉꽉 차있고 진열이 돼 있습니다. 음식들도 반찬들도 다양합니다. 그중에 포장된 떡볶이가 너무나 크게 잘 보입니다.

모든 것을 다 보고 느끼기에 나의 몸으로는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지칩니다. 안타까웠지만 여기까지만 하자.


고른 물건을 돈을 내기 위해서 줄을 서고 있었습니다. 나의 순서가 되어서 계산대로 천천히 걸었습니다. 부축을 받으면서 너무나 천천 히 걸었나 봅니다. 너무나 바쁜 사람인가 봅니다. 나의 뒤에 서 있는 사람의 whispering (숨소리같이 작은)이 들렸습니 다.

"ㅂㅅ 같은 게 집에나 있지!"

그 순간 뒤돌아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물방울 눈물 한 방울이 나의 눈에서 또르르 굴러 나와서 마스크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아팠습니다. 마니 아팠습니다. 한국말이어서 더 아팠습니다.

집으로 돌아와서 정해진 약을 먹고 누웠습니다.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그다음 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아픔이 남아 있는 것같습니다. 그런데 나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볼 수 있었습니다. 나의 딸이내가 자는 동안 나의 얼굴옆에 아끼는 말인형을 가져 다 노은 것이었습니다.

나는 다시 생각했습니다.

ㅂㅅ 같은 사람이어서 ㅂㅅ같은 말을 했을 뿐이다.

나는 ㅂㅅ이 아니고 장애인이다. 그게 사실이다.

나를 숨 쉬게 하는 나의 딸아이가 있고 내가 숨을 쉬는 한 그사실은 영원히 변치 않을 것입니다.




3.마지막 화장

어느 날인가 나도 모르게 느끼게 되었습니다.

두 번의 수술• 마취• 복용했던 강한 진통제들• 주사•치료들… 그동안에 겪은 고통 시련 아픔 통증의 부작용일까?

사고 이후에 나는 화장을 한 적이 없습니다.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화장을 해야 하는 필요한 상황이 생겼습니다.

재향군인들의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 기부 갈라 저녁 만찬에 참석을 위해서…

남편이 구글 설치를 통해 찾은 한국 미용실•예약을 한후 부축을 받고 도착했습니다. 미용실에서  처음 받아보는 화장이었습니다.

사고 전에도 많은 것들을 나의 피부를 위해서 나의 얼굴에 사용하지를 않았던 같습니다.  기본적인 토너 모이스처 그런 것까지만 사용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내가 볼 수 있는 욕조 앞에 있는 크라젯 안에는 갈색병이 일렬로 서 있는 것만 보입니다.

토너 하나 모이스처 하나 그 외에는 화장품에 대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것 같습니다. 서랍을 열어보니 구르는 아이 펜슬 하나 그 옆에 챕스틱 그리고 아이샤도 하나가 보입니다.

누군가 취웠을까하는? 아니면 내가 기억을 못 하는 걸까?

기억 한 부분에 잃어버린 빈 자국일까?

현실에서 매번 병원에 가기 위해서 조금은 꾸며야 한다는 기분은 들지만 아무것도 하지를 않했습니다.

눈썹을 그려야 할 것 같은데 잘 모르겠습니다.  

손에 아이 펜슬을 잡아 보지만 익숙하지가 않고 불편할 뿐이었습니다.

어느 쪽에서부터? 어떻게… 관심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눈에 보이는 아이샤도우를 눈썹에 칠합니다.  그리고 챱스틱을 입에 바르고 그뿐입니다. 그게 다 인 것입니다.

나는 조심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화장하는 법을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화장하는 것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냥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슬프지는 않습니다.  현재 나 자신에게는 필요성이라는 것을 잘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고 후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한 화장 아닌 미용실에서 해준 특별한 화장이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함께 하고 싶어서 참석했지만 피곤함과 지치는 것이 느껴져 나는 무표정으로 하얀 지팡이와 같이 의자에 앉아서 그냥 바라만 보고 있었습니다.

나에게 마지막 일거 같은 화장받은 나의 얼굴을 다시 생각해보며 그날 하루도 오늘 하루도 살아서 지내고 있다는 것에 해냈다는 것에 마음속에 뿌듯함을 표현해 봅니다.


재향군인들의 아이들을 위한 장학금 기부 갈라 저녁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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