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슴도치의 우아함> 4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미셸 부인... 어떻게 말해야 될까? 그녀는 지성으로 번득인다. 그런데도 그녀는 노심초사, 그래, 그녀는 수위처럼 연기하려고, 그리고 멍청하게 보이려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훤히 보인다. 하지만 난 그녀가 장 아르텡스에게 말할 때, 디안느의 등 뒤에서 넵튠에게 말을 걸 때, 자신에게 인사도 않고 지나치는 이 건물의 부인들을 바라볼 때, 난 그녀를 관찰했다. 미셸 부인 그녀는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지니고 있다. 겉으로 보면 그녀는 가시로 뒤덮여 있어 진짜 철옹성 같지만, 그러나 속은 그녀 역시 고슴도치들처럼 꾸밈없는 세련됨을 지니고 있다고 난 직감했다. 겉보기엔 무감각한 듯하지만, 고집스럽게 홀로 있고 지독하게 우아한 작은 짐승 고슴도치.
<고슴도치의 우아함 >- 팔로마의 깊은 사색 9
단 몇 초의 시간이 들었을 뿐이다.
나는 ‘몰입의 자리’라고 말하고 싶다.
그들의 공통점은 삶의 태도이다.
왜. 결핍은 타인을 통해 해결되지 않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공감과 발견이지 봉사와 헌신이 아니다.
[아름다움 그것은 적합성이다.] - 르네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지나가는 것을 우리가 포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건 우리가 사물의 아름다움과 죽음을 동시에 보는 순간에 일어나는, 사물의 찰나적인 배열이다.] - 팔로마
나도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어떤 공간에 가면 한 없이 평범하고 볼품없는 존재라는 것도 안다.
그건 시간 속에 있는 시간 밖이다... 나는 둘일 때만 가능한, 내맡기듯 감미로운 이 순간을 언제 처음으로 느껴보았나? 우리가 혼자일 때 느끼는 평온함, 고독 속 평정 속에서의 자신에 대한 확신은 은밀히 통하는 타인과 함께하는, 거침없는 마음의 가고 옴, 거침없는 이야기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언제 처음으로 남자 앞에서 이 행복한 휴식을 느껴봤나? 오늘이 처음이었다.
<고슴도치의 우아함 > ㅡ 르네의 독백
“아가씨는 멋진 은신처를 발견한 거예요.”
만약 우리가 사랑할 수 없다면, 그것은 아마도 우리가 사랑받기를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아무런 요구 없이 타인에게 다가가 단지 그의 존재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무엇(사랑)을 원하기 때문일 것이다.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7부 4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