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의비결

by 박상민

일체의 비결_박상민

(빌립보서 4장 12~13절묵상)


“카레는 내가 만든 거 아니면 못 먹어요.” 유튜브를 검색하다가 몇 번이고 돌려보게 된다. 수학강사 정승제씨의 짧은 영상. 그는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초록색 칠판 앞에서 카레 만드는 비결을 알려준다. 특별하거나 어렵지도 않다. 그런데 그 영상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게 된다. 그리고 다음에 카레를 만들 때 그 비결을 따라하고 싶어 저장까지 해두었다. 그런데 이후 계속해서 정승제씨의 레시피들이 틈날 때 마다 내게 말을 걸어왔다. 삼겹살 굽는법, 치즈롤식빵 먹는법, 닭볶음탕 요리하는 법. 계속해서 나의 저장공간에 정승제씨의 레시피를 그득 하게 넣어 놓는 나를 보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해봤다. ‘나는 정승제씨의 요리 레시피를 따라하고 싶은 마음에 저장하고 있는가?’ 그러다가 생각이 멈춰 버렸다. 그리고 나의 속마음을 돌아본다. 그렇다. 나는 저 레시피를 따라하고 싶기도 하지만, 엄청난 비결을 알려준다는 정승제 선생님의 자신감에 매료되어 저장하고 있던 것이다.


절대 진리의 해체가 진리가 되어버린 세상 속. 다양함속에 수많은 선택지의 피로속에 살아가는 나는 누군가 자신의 비결을 알려준다면 귀가 솔깃하다. 특히 단순한 욕구를 채워준다면 더욱 시선이 쏠린다. 식욕, 수면욕, 성공욕, 행복욕 등등. 특히 AI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이 세상속에서 욕구를 해결해주는 맞춤형 비결의 영상들이 나올 때 그것들을 무사유로 수용 한다. 그런데 이미 오래전부터 자신은 삶을 살아가는 일체의 비결을 터득했다고 하는 자가 있다. 그가 말하는 일체의 비결은 단순히 카레를 만드는 비결이 아니다. 어떻게 투자할수 있을지? 어떻게 행복할수 있을지를 말하는 비결이 아니다. 피로사회에 살아가며 불안이라는 전염병에 걸린 우리에게 어떤 상황이 되더라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깊은 내면의 평안함. 그리고 수많은 결핍속에서 좀더, 좀더를 찾는 우리에게 자족(自足)하며 살아가는 방법. 그 일체의 비결을 알았다고 말한다. 그는 바로 사도 바울이다.


일체의 비결은 오늘을 살아가는 갓생의 삶과는 다른 결을 말하고 있다. 이력서에 한줄이라도 더 넣기 위해 끊임없이 스펙을 쌓고,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기 위해 저속노화를 실천하고, 누구에게라도 인정을 받고 싶어서 멋지고, 맛나는 사진을 올리지만, 계속해서 조바심과 좌절을맛보는 삶. 잘 풀릴때는 기쁘지만, 작은 문제에도 휘청거리는 갓 생과는 다른 결이다. 바울이 일체의 비결을 알게된 것은 한순간의 선택이나, 태어날때부터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삶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체득할수 있는 지혜다. 그는 선교 활동가운데 수많은 역경을 마주하지만, 그때마다 실제적이고, 분명하게 공급하시는 분을 만난다. 그리고 그것들을 경험하며 그분과의 관계를 통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주권안에 있으며, 그분이 주시는 그 힘안에서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는데 모든 것을 할수 있을 알게된다.


그렇다면 일체의 비결은 어떻게 가능한가? 바울은 몇 번이고 질문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것은 오직 내게 능력주시는 자 안에서 가능하다. 때로 길이 척박하고, 낭떠러지에 처해 있어도, 무미건조하고, 지루해도, 부유하고, 넉넉해도. 그 어떤 상황에서도 어떤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상황에 적응하며 살아갈 수 있는 능력, 즉, 자족하는 삶의 비결은 바로 하나님과 사귐을 통해 살아갈 때만 가능하다. 하나님의 다스림을 통해 하루 하루를 이루어갈 때 일체의 비결을 누릴수 있다는 바울의 고백이 오늘 내게 더욱 크게 울린다. 수많은 역경과 고난, 심지어 감옥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조심스레 일체의 비결을 알았다는 그 말이, 당당한 카레의 비결보다 내게 더큰 울림을 가져다 주었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빌립보서 4장 12절을 내 마음속에 저장한다. 어제도, 내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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