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고통은 원인 모를 신체 증상으로 나타난다.
내 인생은 언제나 고통과 함께였다.
어린 시절, 저는 극심한 소화불량으로 날마다 고통 속에서 신음해 왔습니다. 명치 부근이 꽉 막히는 듯한 답답함에 하루 세 끼는커녕 한두 끼조차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늘 기운이 없었고, 팔다리가 자주 저렸으며, 관절이 시큰해지는 등 아픈 곳은 점점 더 늘어만 갔습니다.
그 심각성을 설명하자면, 키는 168cm에 몸무게가 42kg에 불과한 아주아주 심한 저체중이었습니다. 사실 42kg이면 그나마 다행이었는데, 몸무게가 들쭉날쭉하게 빠져 40kg을 오갈 때도 있었고, 심지어는 38kg까지 내려가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통증보다도 더 괴로운 것은, 뼈만 남아 앙상해진 내 몸을 바라보는 일이었습니다. 중학교 때 옆 반 친구는 내게 이런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넌 꼭 기아처럼 말랐어."
어린 마음에 그 말이 얼마나 상처가 됐는지, 그때부터 크고 헐렁한 옷만 골라 입으며 마른 몸을 가리려고 애썼습니다. 겨울철에는 검은 스타킹이 종아리를 더 가늘어 보이게 만든다는 생각에 네다섯 개를 겹쳐 신기도 했습니다. 그래 봤자 마른 몸을 숨길 수는 없었겠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창피해서 도저히 학교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건강 상태가 우려되자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습니다. 진단 결과, 간혹 역류성 식도염이 발견되긴 했으나, 대부분은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라는 소견을 들을 뿐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또 다른 원인으로 *스트레스성 위염일 가능성을 언급하셨는데, 그렇다기엔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자라왔고, 사소한 고민이나 걱정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습니다.
*스트레스성 위염: 과도한 스트레스가 위 점막을 자극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 주로 정신적 또는 신체적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오랜 기간 처방약을 복용한 탓에, 이제는 약효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지금보다 건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으며, 날마다 위장에 좋다는 영양제와 양배추즙, 한약 등을 챙겨 먹었습니다. 하지만 노력이 무색하게도 몸 상태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분명 병원에서는 신체적으로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매일 가짜 통증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마치 내 몸은 감당하기 힘든 스트레스를 간신히 버텨내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Part 1. 숨은 나를 찾아서
※ 지속적으로 글을 다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