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탈출구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은 죽음을 긍정한다.

by 아쿠아신



자살은 죄입니까?






얼마 전의 일입니다.

물을 마시려고 방에서 나온 순간,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TV 소리에 절로 고개가 돌아갔습니다.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서 정신과 의사가 국제결혼을 한 외국인 여성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그 의사는 여성에게 자살은 죄라고 말하며, 죽으면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은 무책임한 태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화면 속 의사의 충고에 기분이 언짢아진 저는 이내 눈살 찌푸습니다. 어쩌면 그는 그저 조언을 해주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말에 과연 설득력이 있었을까요?


그의 언어에는 죽음에 대해 사색해 본 사람의 흔적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그것을 단순히 죄와 책임의 범주로 묶어서 설명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죽음을 두려워하고, 따라서 자살을 쉽게 떠올리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스스로가 목숨을 끊으려 한다는 것은, 그녀에게는 죽음의 공포를 뛰어넘을 만큼 삶이 지옥이라는 뜻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자살 충동에 대해 설교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만약 제가 그녀였다면, 속으로 이렇게 비꼬았을 것입니다.

"죽으면 살아생전 일들과는 완전히 작별인데, 대체 자살에 죄를 누가 부여한단 말이야? 또, 무책임하든 말든 그게 무슨 상관이지? 국가적 차원에서는 골치 아플 수 있겠지. 한국은 저출산 문제로 인구 소멸 위기를 겪고 있으니까!"


오해하지 않길 바라건대, 저는 지나치게 비관적인 사람은 아닙니다. 물론 과거의 저라면 정말 그렇게 생각했을 테지만, 이는 삶이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들 대부분이 *비합리적 신념체계를 갖고 있습니다.


*비합리적 신념체계: 합리정서행동치료(REBT)의 창시자인 엘리스가 제시한 개념으로, 일상에서 겪는 사건을 비합리적으로 해석하여 스스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사고방식을 말한다.


당신은 어떠니까? 이 글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 떠올랐는지 묻고 싶습니다. 이 어디까지나 '불만족스러운 삶'과 '만족스러운 삶' 중에서, 당신이 어느 쪽에 더 가까운지를 확인하기 위한 작업입니다. 가령 누군가는 내 주장에 공감하며 맞장구를 쳤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다른 누군가는 사고방식이 너무 부정적이라 지적했을 수도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측은한 시선으로 바라봤을지도 모릅니다.


기서 중요한 점은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실 자체의 진위 여부는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설령 세상이 지옥일지라도, 행복한 사람은 그 안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냅니다.




Part 1. 숨은 나를 찾아서

※ 지속적으로 글을 다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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