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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d Power 만들기

by 마음상담사 Uni

경제 쪽은 문외한이라 잘 모르지만 가끔 SNS에서 전문가들의 경제 강의를 듣게 되면 공통적으로 이 말씀을 하세요. 시작할 때, 우선 시드머니(Seed money)를 모아야 한다고요. 내가 일하지 않아도 수익이 들어오게끔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이 목표라면 지출 감소를 하며 돈을 아끼고, 절약해서 어느 정도의 종잣돈을 모으래요. 내가 열심히 모아서 투자한 자산이 몸소 체험할 만큼 아웃풋이 나오려면 어느 정도의 규모 있는 자본이 필요해요. 아무리 수익률이 높아도 투자금액이 적으면 수익 자체가 작아서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우리 마음도 비슷한 원리인 것 같아요. 우리는 자존감을 높이고 행복하고 싶어서 노력을 합니다. 상담실에서 만난 많은 분들이 행복해지려고 아무리 노력을 해도 안 된다고 하세요. 1분 1초도 버리는 시간 없이 이동 시간에도 오디오로 공부를 하고, 주말 아침에도 타이트하게 스케줄을 짜서 명상, 요가를 배워요. 자기 계발 책이며, 유튜브의 영상들 찾아가며 전공수업처럼 삶에 적용하려고 노력해요. 인맥을 넓히기 위해 모임에도 참가하고, 서너 개의 습관 인증도 빡빡하게 해내며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기도 해요. 마지막에는 이 문장이 나오죠.

“그런데, 왜 저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불행하다고 느끼고, 외로운 거죠?”

열심히 살아온 분들인데, 하면 할수록 괴로워지는 악순환에 마음이 아팠어요. 저도 정확한 답은 모르지만, 외부에서 찾기보다 이미 내 안에 있는 것들에 집중해 보면 어떨까요? 내가 부족하니까 배우고 익혀서 채워 넣어야 한다는 공식을 뒤집어서 이미 내게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내 안에 있는 것들을 집약하는 거예요. 종잣돈을 모으듯이 내면의 시드 파워(Seed Power)를 만드는 거죠. 스스로에게 내리는 부정적인 평가, 판단과 생각들은 오랜 기간 굳어진 프로세스가 자동으로 작동되기 때문이에요. 내게 긍정적인 힘들이 있다고 확신할 때 일상의 순간들에서 보다 잘 알아차리고, 현명한 선택을 하면서 성취감들이 쌓이게 될 수 있어요. 실수하거나 실패했을 때도 비난보다는 배워가야 할 것으로 여기고 지지와 용기를 선택하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인정하며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시드 파워를 모으는 전략은 우선 내 인생의 따듯한 순간들을 모아 보세요. 나에게 따듯하게 대해줬던 사람들, 사랑받았던 순간들의 경험을 떠올리며 내가 소중한 사람임을 기억하는 거예요. 두 번째로, 내가 발휘한 힘들을 찾아보는 겁니다. 특히 어둡고 힘든 시간이 많았다면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을 버티며 빛낸 힘이 있어요. IMF 금융경제 위기를 전후로 어렸을 때 가정형편이 갑자기 어려워진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으세요. 빚쟁이에 쫓겨 숨죽여 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우리 집이 가난하다는 것을 들키지 않도록 숨기고 살아야 했던 분들도 계세요. 이런 순간에도 인내와 끈기를 발휘하고 어찌 보면 죽기 살기로 애를 쓰고 안정을 찾을 때까지 노력한 삶을 인정해 주어야 해요. 단순히 인생을 결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 프로세스를 발휘해서 미

세하게 과정을 들여다보는 거죠.


2021년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국영화가 있어요.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에요. 한국 이민 가정의 정착기를 담은 영화는 윤여정 배우가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까지 받을 정도로 전 세계의 공감을 얻었어요. 이민가족이 겪는 낯선 땅에서의 불안과 두려움. 가족을 사랑하면서도 살아남기 위해 강해져야 한다고 서로를 몰아서게 되죠. 심장병을 앓고 있는 아들에게도 부모님은 늘 노심초사하며 절대 뛰지 말라고, 위험하다고 조심하라고 경고를 합니다. 하지만, 할머니는 달랐어요. 손자를 약하게 바라보지 않고 모습 그대로 바라봐 주었어요. 뛰어야 할 때는 함께 가보자고 말하고, 뱀이 있을 때도 위험하다고 말하는 대신 보이는 것이 숨어있는 것보다 낫다고 말해주며 안심시켜 줬어요. 특히, 저는 이 대사가 마음에 남아요.


“You are strong boy!!!"

출처: 네이버 영화 '미나리' 스틸컷

남들과 비교할 필요 없이, 나 자신에게 있는 고유의 힘을 바라봐 주는 사람이 있다면 축복인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누군가가 필요했지만, 어른이 된 우리는 내가 나에게 해 줄 수 있습니다.


저는 매달 밑미라는 자아성장 플랫폼에서 리추얼을 진행하고 있어요. 4주간의 버츄감사 리추얼을 마무리할 때, 나만의 시드 파워를 찾아보시라고 안내해요. 버츄프로젝트에서 선정한 52개 버츄(Virtues)의 의미와 실천방법 등이 적혀있는 버츄카드를 필사하며, 태어날 때부터 이미 내면에 존재하는 좋은 힘을 인식할 수 있어요. 하루를 보낸 후, 감사를 찾으며 인생의 소중한 순간들을 저장해요. 그 과정에서 내가 어떤 힘을 잘 발휘할 수 있고, 내게 중요한지 찾아낼 수 있답니다. 저도 진지하게 고민해보니, ‘이상품기, 진실함, 존중’이 저를 대표하는 힘이라고 정리됐어요.

당신의 시드 파워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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