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아라 Aug 08. 2021

슬픔 기쁨 노여움 애틋함

2019년 4월 23일의 기록

아몬이 아픈 걸 알고 나서부터 보내기까지 슬픔의 다양한 성질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이야기하면서 잠시 가벼워질 수는 있지만 말하면 진동 폭이 커져 버거운 점이 있다는 것도 나뉘지도 나누고 싶지도 않다는 것도 알았다. 소중한 존재를 보내 본 이들이 왜, 온전히 혼자 감당하며 그것을 다스리고 간직하면서 슬픔을 다른 성질의 것으로 변하게 하려 노력하는지 알았다. 


오두방정을 떨며 엉덩이를 흔들고 춤추는 그런 신나는 즐거움은 쉽게 나누고 전이되어서 품위가 좀 없더라도 앞으로도 신나고 즐거우면 깔깔 소리를 지르며 신나해야겠다. 


아마 노여움은 거리 두기라는 방법을 체득한 다음부터 가장 다루기 쉬운 종류의 감정이리라. 사실 노여움은 계속 이야기를 해 노여움의 원인을 찾고 정신을 차려 털어버리는 버릇이 있는데, 이 방법이 썩 좋은 것 같진 않다. 


사랑과 애틋한 감정이야 돌보는 이를 보면 솟아나는데 여러 감정 중에 그나마 숨통이 트이게 하는 터라 그렇게 다른 존재를 예뻐하나 보다. 


그런데 여전히 저 슬픔을 다루는 것에 미숙하다. 살수록 준비도 하기 전에 위로 겹겹이 쌓여버리는 슬픔의 성질이 참 얄밉다. 이럴 땐 일단 좋은 식사를 하고 애정을 이용하고 집중하는 수 밖에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공 던지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