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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아주다 Aug 25. 2021

어느 날 드라마 한가운데 떨어졌다

유럽여행 이야기 둘 @영국 런던


영국에 도착하니 어린 날의 배움이 기억났다. 지하철이란 단어를 두고 미국은 Subway, 영국은 Underground로 외웠던 것. 공항에서 언더그라운드(Underground)를 타고 호스텔을 찾으러 갔다.


난 이때 지하철 안이 잊히지 않는다. 어떤 도도한 여자가 다리를 꼬고 있고 정장을 차려입은 남자가 지하철 복도를 지나갔다. 지하철이 좁아 여자 다리에 남자 다리가 걸렸고 남자가 발을 깽깽거리며 "Sorry~"라고 말했다. 여자가 매우 떨떠름한 표정으로 남자에 대응했다. 이를 구경하며 내가 마치 영국 드라마 한가운데 있는 것 같았다. 교복 입은 학생들이 역사 안에서 점프하며 하이파이브한 것도 기억난다. 지하철이 떠나며 흘리듯 그 장면을 보았는데 힙합 뮤직비디오의 한 씬 같았다.

영국 지하철에서 봤던 사람들의 얼굴이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모두 나라는 여행자를 환대하듯 무대에 뛰어든 배우들 같았다.



영국은 환승하는 곳이어서 23시간만 머물러야 했다. 그래서 비행기에서 내린 후 쉼 없이 돌아다녔다. 내가 영국에 있다는 게 생생하고 신기하면서도 여행이 상당히 고단할 것 같다는 예감도 들었다. 다소 피곤해서 '괜히 왔나?' 하는 맘도 잠깐 들었다. 잠깐이었다.


런던의 느낌만 간직한 채 하루가 지났다. 그 하루 잠깐 여행하고도 다른 도시에 가서도 자꾸 런던 생각이 났다. 선남선녀 커플들, 비 오는 날의 운치, 영국 드라마 같았던 장면들.

런던은 다시 제대로 여행해보고 싶은 나라다!





▶ 다음 이야기


◀ 첫 이야기


앞으로 이렇게 좋은 날이 올까요?
그럼요, 삶을 긍정하고 믿는다면
우린 또 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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