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여행 이야기 하나 @한국
출국, 생애 처음 타는 비행기. 초심자의 행운인지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코노미 좌석이 없어서 자동으로 비즈니스 석으로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이다. 얏호! 이게 다 같이 간 친구가 프로모션으로 비행기표를 알아본 덕분이었다. 사실 난 공항에서도 좀 정신이 없었다. "와, 공항 내에 지하철도 있어" 이렇게 촌스러운 감탄사를 하기 바빴다. 내가 비행기를 처음 탄다고 하니 사람들이 다 비행기 안에서는 신발 벗고 있는 거라고 농담을 했다. 그래서 또 친히 신발을 벗어보았다. 촌스러운 내가, 왠지 마음에 들었다.
비행기가 뜨고 그 안에서 꼭 들어보고 싶었던 곡, 김동률의 <출발>을 핸드폰에서 틀었다. 비행기에서 이 노래를 듣다니, 로망 실현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진짜 내 맘 같았던 노래는 그다음에 나온 거북이의 <비행기>였다. 그 노래 가사가 첫 해외여행을 떠나는 내 온 마음을 대변했다.
어릴 적 아파트 복도에서 돗자리를 깔아 두고 옆집 친구와 놀 때,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시간을 보낼 때 하늘을 높이높이 날던 비행기가 생각났다. 모든 행동을 멈추고 비행기가 다 지나갈 때까지 하염없이 바라보았었지... 그 어린 날의 내가, 이제는 비행기 안에 앉아 있는 것이다.
<비행기> - 거북이
철없을 적 내 기억 속에 비행기 타고 가요
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겠죠
어려서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
기다리는 동안 아무 말도 못 해요
내 생각 말할 순 없어요
모든 준비 다 끝났어 곱게 차려 입고 나선
바깥 풍경마저 들뜬 기분
때가 왔어 하늘 위로 날으는 순간이야 조금은 두려워도
애써 내색할 순 없어 이번이 처음이지만
전에 자주 비행했었잖아 친구들과 말썽쟁이
거북이 비행기로 올라타 준비됐나
수많은 사람들 속을 지나쳐 마지막 게이트야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못하고 있어
이럴 땐 침착해 좀 자연스럽게
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겠죠
어려서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
기다리는 동안 아무 말도 못 해요
내 생각 말할 순 없어요
Yes Remember
비행기를 타고 가던 너 따라가고 싶어 울었던
철없을 적 내 기억 속에 비행기 타고 가요
Yes Fly 다들 아무 일도 없는 듯
하늘을 나르는데 아무 걱정 없는 듯
왠지 철딱서니 없었나 문득
이런 내 모습 촌스러 입 다문 듯
쳐다보지 말아요 다들 처음 탈 때 이러지 않았나요
딴 데 봐요 신경 쓰지 마요 나 혼자 이런 게 나 좋아요
어떤 느낌일까 정말 새들처럼 나는 기분
세상 모든 것이 점처럼 보여지겠지
개구쟁이 거북이 비행기로 드디어 출발한다
수많은 사람들 속을 지나쳐 마지막 게이트야
나도 모르게 안절부절못하고 있어
이럴 땐 침착해 좀 자연스럽게
파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겠죠
어려서 꿈꾸었던 비행기 타고
기다리는 동안 아무 말도 못 해요
내 생각 말할 순 없어요
Yes Remember
비행기를 타고 가던 너 따라가고 싶어 울었던
철없을 적 내 기억 속에 비행기 타고 가요
환승지인 영국에 다 와간다.
수평선은 많이 봤는데 지평선은 정말 낯설다.
넓은 땅과 파란 하늘.
아직 얼떨떨했지만 드디어 여행 시작이다!
앞으로 이렇게 좋은 날이 올까요?
그럼요, 삶을 긍정하고 믿는다면
우린 또 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