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글라이딩 하던 날, 떨렸지만 완전 신났다. 아침에 나름 색이 예쁜 옷을 골라입고 갔는데 나중에 가이드가 챙겨준 옷은 환경미화원 유니폼 같았다.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옷은 (사진은 잔잔해보이지만) 지상의 바람과 추위를 막아주는 데 역할을 톡톡히 했다. 얼마나 추웠는지 내 찌질찌질 콧물이 나왔다.
혜원, 날다. 눈물이 찔끔 날 뻔 했다. 내가 이런 자유를 누려도 되는 사람이라니. 내 눈이 이렇게나 광각인데 왜 한 곳에 머물러 좁은 고민만 했던걸까.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행복하고 좁은 공간에서 고민했던 지난 날들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나는 이렇게 웃어도 되는 사람이었다.
여행을 할 때마다 웃어도 된다고 웃을 자격이 충분하고 아직 세상에 너를 웃음나게 하는 것들이 많다고 허락을 받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