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침의 미학, 운중동 카페

한 페이지씩 보는 나의 건축노트

by 김민현






운중동 카페


위치: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하오개로 344번길 8

건축가: 정재헌+모노건축사사무소





판교의 도심 옆, 청계산과 광교산 사이로 움푹 들어간 곳에 건물은 위치해 있습니다.

수려한 자연환경에도 불구하고 대로변이 바로 옆에 있는 땅에서의 건축은, 인공적인 풍경을 막는 경계를 두르면서, 시작됩니다.



첫인상은 굉장히 폐쇄적이었습니다.

도무지 자신의 안을 보여주지 않은 채 꽁꽁 싸맨 모습은 답답하기까지 하죠.


하지만, 경계 안에 들어온 순간 그 모습은 반전됩니다.



알고보니 벽은 2층으로 들어올려져 있었고,

자연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밀고 들어와 공간을 다채롭게 채우고 있었습니다.


건물은 인공적인 풍경들을 막는 경계 (사다리꼴),

안에 내부를 만드는 경계가 다시 둘러지며(사각형),

그 사이가 외부마당이 되는 “경계의 겹”을 이룹니다.


상단부터 1,2,3층 평면도


우선, 벽이 들어올려지기 위한 구조가 재밌는데요.

커다란 벽을 지지하는 기둥들이 위치하되,


일반적인 “점”의 기둥은 아닙니다.


점의 연장은 곧 “선”이며, 선의 교차는 곧 “점” 이라 할 때, 여기서는 벽과 벽이 교차하는 지점이 기둥이 되는 방식을 취합니다.


그리고 “선”을 만드는 벽은 방향을 갖게 됩니다.

그것이 움직임의 방향이든, 시선의 방향이든지요.

운중동 카페의 묘미는 이러한 선의 교차 속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경험 속에 있습니다.


점과 선
선을 따라 물이 보이기도, 녹음이 우거지기도, 하늘이 열리기도, 한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은 앞서 이야기했던 “경계의 겹” 으로 더욱 다채로워집니다. 내부를 걸어다님에 따라, 풍경은 두 개의 겹을 거치며 보이는 한편, 사이에 모호한 반외부 공간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으로 우리는 이러한 “겹”의 공간에 익숙합니다. 담장과 집 사이에 마당이 있었고, 마당과 집 사이에 툇마루가 있었죠. 심지어, 지금까지도 우리는 베란다를 사이에 두며 겹의 공간을 계승합니다.


짐작컨대,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친근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아마도 공간에 대한 본능적인 감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반외부공간 과 겹의 풍경들
비내력벽 곳곳에 난 귀여운 틈, 시선이 통합니다


ps. 근처에 Yamamoto riken-판교 Housing(월든힐스2차) 작품이 있습니다. 멋진 건물, 추천드립니다



-25.08.2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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