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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Y Feb 17. 2018

일반인문 XCVIII 세배, 절의 모습

; 차례상에 이어 공수세배에 대하여

설이 되면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하고 어른을 찾아 새해 인사를 하게된다.

언제부터인지 그 형식에 민감해지는 인사법.


성균관에서는 손을모으고 절을 하는 공수법에 집중하고 있으나 근거가 희미하다.

중국에서는 당연히 손을 모으는 인사법이 예로부터 이어온 형태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절은 한자로 拜배라한다.

중국 明명때 丘濬구준이 家가례에 관한 朱子주자의 학설을 모아서 편찬한 朱子家禮주자가례는 한족의 예법이 실려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의 중, 후기에 鄭逑정구, 金長生김장생등의 선비들이 유사한 해석으로 글을 쓰고 있지만 정작 朱子家禮주자가례를 근거로 우리의 학자들이 기술한 예설인 家禮便覽가례편람, 조선 전기 신숙주, 정척 등이 왕명을 받아 오례의 예법과 절차 등을 그림을 곁들여 편찬한 國朝五禮儀국조오례의등에서는 그 근거는 찾아 볼 수 없다.


혹자는 중국의 절은 유교와 함께 우리 나라에 들어왔으므로 이것을 儒家유가의 절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조금 넓은 방향에서 본다면 주자의 해석에 의해 유학은 변질되었다는것이 이제 일반적인 견해다.


더욱이 상고때부터 우리만의 拜배가 있었다.

전통 예절이라 하여 큰절이니 평절이니 여러 가지를 가르친다. 

어느 경우이건 두 손을 나란히 잡고 拱手공수하였다가 땅을 짚는다 하는데 오랜 우리의 인사법과는 거리가 있다. 

跪拜궤배

三國志 魏書東夷傳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무릎을 꿇고 땅에 손을 짚고 절을 한다는 跪拜궤배이지 공수에 대한 기록은 없다.

좀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고구려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 절을 하는데 다리 하나를 당긴다 또는 뒤로 뺀다라고 한다.


而跪拜曳一脚 行步皆走 이궤배예일각 행보계주

그리고 (고구려인은) 跪拜궤배(무릎을 꿇고 절함)하면 한쪽 다리를 끌어당기며,

길을 다니는 걸음은 모두 달린다.


삼한중의 한 나라인 마한은 무릎을 꿇고 인사하는 법조차 없었다.


不知跪拜 부지궤배

- 後漢書 東夷列傳 馬韓 中 후한서 동이열전 마한 중


조금 더 내려오면 고려 중초기 宋史송사 高麗中 고려중에는 역시 궤배만을 이야기한다.


見尊者則膝行 必跪 應必唯 견존자칙슬행 필궤 응필유

其拜無不答 子拜 父猶半答其禮 기배무부답 자배 부유반답기예

어른을 뵈오면 곧 무릎으로 걸음하며, 필히 꿇어앉았는데, 화답하면 필히 예라고 공손하게 대답한다.

그 절함에 답하지 않음이 없으니, 아들이 절하면, 부친도 같이 몸을 약간 숙여 답례하는 것이 그 예법이다.


여기서는 예대의 모습이 보인다.

자식에게 조차 요즘 이야기 하는 반절로 화답하는 모습에서 하대(예전에 쓴글에서 일본 문화라 설명)의 모습이 아닌 존중하는 모습이 보여진다.

胡跪 호궤

고려 후기에는 몽골의 영향으로 胡跪호궤(한 다리를 빼는 인사)가 일반화 되었는데 이는 고구려의 인사법과 유사했다.

조선 초 중기에 조선왕조실록에서 보여지는 절은 胡跪호궤의 가부만을 논했지 결코 공수의 이야기는 논하지 않았다.


내가 어렸을때 배운 절의 형태는 공수가 빠져 있고 오직 跪拜궤배만을 이야기하는 모습이었다.

언제부터인지 중국의 문화가 우리의 예법인양 공수하는 모습을보면 답답할 뿐이다.

지금처럼 저렇게 손을 머리에 대는 등은 좀 이상하지 않을 수 없다.

더더군다나 아랫사람이 어른에게 인사하는 과정에도 반절하는 것이 적절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차례상

https://brunch.co.kr/@architect-shlee/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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