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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쉼 아카이브 Nov 28. 2024

몸 건강 마음 건강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우선은 삐뚤어진 몸과 마음을 보살피는 일이 시급했다.

예전의 나는 새로운 운동을 배우는 것도 좋아했고 운동 신경도 나름 좋았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퇴근하고 나면 내 몸 하나 이끄는 것도 힘들어졌다.

아마 정신적인 문제가 컸던 것 같다.

힘들다는 생각에 잠식되어 내가 나를 지하로 더 지하로 잡아 끌어내렸던 것이다.

마음이 힘드니 몸은 덩달아 더 힘들어지고 그래서 또 마음이 힘들어지는 이런 악순환.

1년 정도 발버둥을 치며 고민하다가 결국 휴직을 결심하게 되었다.

혹시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까 해서 힘든 시기에 행한 노력들을 적어본다.


아침마다 나만의 확언을 입 밖으로 내뱉으며 스스로를 다독이기.

감사일기 쓰기.

명상을 하며 내려놓는 연습.

일을 단순하게 일로만 보며 나와 분리하는 연습.

주말엔 환기를 위해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까운 곳으로 여행도 가고, 휴가 내고 해외여행도 가며 즐거운 요소를 찾기.

효과가 없진 않았다. 그 효과가 오래가지 않았을 뿐.

(하지만 누군가에겐 지속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으니 일단 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휴직하자마자 무너져가는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일단 역 C자 목과 척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재활병원을 다니기 시작했고, 요가도 등록했다.

요가를 안 가는 날에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달리기 및 근력 운동을 한다.

성취감이 생기고 체력도 점점 좋아지는 것 같아서 꾸준하게 루틴처럼 하고 있다.

평소에도 바른 자세에 신경을 쓰게 되고 내 몸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근데 요가는... 늘긴 하는 걸까? 너어어무 힘들다 ㅠㅠ

사람 몸이 원래 저런 동작이 되는 거구나 하며 갈 때마다 놀랍고 새롭다.

언젠가 나도 완벽한 금강좌 자세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보고 싶고 궁금했지만 피곤하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소중한 지인들에게 연락했다.

소홀함에 미안했던 마음이 무색하게 모두들 반가워해주고 나의 쉼을 응원해 줘서 마음이 따뜻해졌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문득 모두들 저마다의 힘든 시기를 잘 버텨내고 이겨내 주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 몸도 마음도 충전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잘 쉬기' 위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내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찾아 모험을 떠나보자.

뭐 그런 걸 찾아서 모험까지 떠나야 하나 할 수 있겠지만, 어느 날 누군가 넌 뭘 좋아해?라고 물었을 때 참 막막했던 기억이 있다. 내가 뭘 좋아하더라.. 사회생활에 찌들어가는 동안 내 영혼은 나를 점점 잃어간 모양이다. 나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볼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휴, 물론 핑계다.

이번엔 거창한 목표나 성취가 아닌, 진정으로 나를 채울 수 있는, 내가 좋아하는 나를 찾아 행동해보려 한다.

이번엔 나를 제대로 마주하고 싶다.

이번엔 절대 도망가지 않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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