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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인희 Nov 15. 2024

내 목숨, 가족에게 달려있다. 생존을 위한 '가족관계론



아내에게 출근 전 입에 하는 뽀뽀 6초 이상, 혹은 포옹 20초 이상을 하는 남편은 수명이 4년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이는 남편뿐만이 아닌 아내에게도 해당된다. 뽀뽀를 받고 출근하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 또한 있다. 




1950년 미국의 중년 남성들이 심장마비로 인한 사망률이 급증했는데 로제토라는 마을 주민들은 심장발작 환자가 거의 없었고 연간 사망률도 이웃마을에 비해 50퍼센트 더 낮았다. 


미국의 내과 의사였던 스튜어트 울프 교수는 이 마을의 건강한 비결을 밝혀내기 위해 그들의 삶을 면밀히 들여다 보았다. 이 마을의 주민들은 아이들은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지내며 여러 세대가 모여 식사하는 것이 일상이었고 가족들도 주민들끼리도 다정하게 대화하는 것이 다른 마을과의 차이였다고 한다. 


컬럼비아대 메디컬센터의 정신의학 교수이자 <다정함의 과학>의 저자인 켈리 하딩 박사는 수많은 환자들을 만나면서 의학적으로는 도저히 설명되지 않는 사례들을 목격하고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수 년간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일상에서 베푸는 친절, 가족과 이웃, 공동체 안에서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갖고 인간관계를 긍정적으로 경험하는 것이었다. 



1978년 로버트 네렘(R.Nerem)박사 연구팀은 유전자가 비슷한 토끼들에게 고지방 사료를 먹여 고지방 식단과 심장건강의 연관성을 연구했다. 그런데 유독 한 그룹의 토끼들만이 혈관에 쌓인 지방이 60% 적었다. 그 이유는 엉뚱한 곳에서 찾게 되었다. 


한 연구원이 해당 그룹의 토끼들에게 사료를 주면서 말을 걸고 귀엽다는 표현을 하며 다정하게 대했던 것이다. 이로 인해 '래빗 이펙트'라는 말이 생겨났고 심리학 용어로도 활용되고 있다. 


외로움은 심장질병과 노졸중 발병률을 30퍼센트 높이기도 하고 하루 담배 15개피를 피우고 과음을 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매일 포옹을 한 사람들은 감기에 걸릴 확률이 32퍼센트나 낮고 회복속도도 더욱 빠르다고 한다. 누군가는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놓고 


'사람은 사람이 기적이다'


라고 표현한다. 


인간은 절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생존할 수 없기도 한다. 인간이 홀로 존재했다면 멸종했을 것이라는 말도 있다. 인간이 출생하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양육자가 필요하다. 그것만 봐도 우리는 혼자일 수 없다. 혼자여서도 안된다.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사람이 싫어서 일부러 피하든 강제적으로 홀로 남겨 질 수 밖에 없었든 간에 어쨌든 사람은 혼자 있을 때 그 외로움으로 인해 육체적,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것은 우리는 인간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없음은 확실한 듯하다. 



공자는 행복을 달성하기 위해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과 사람사이의 조화로운 관계와 상호존중이 행복의 핵심이라고 믿었으며 가족,친구,동료,그리고 사회와의 관계를 통해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가르쳐 왔다. 또한 인간관계의 중요성 외에도 도덕적 행동의 필수성과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자기개발을 강조했는데 공자오빠와 나 좀 통하는 것 같다. 


하루종일 내 기분을 흔들어대는 것은 우리집의 아침공기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나는 인간관계 중 가장 먼저는 가족관계부터 조화로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서로 익히고 노력하며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야 가족의 생존(건강)도 가족관계 생존(긍정적인 관계형성)도 오래 유지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펄 벅은


 "가정은 나의 대지이다.
나는 거기서 나의 정신적인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의 동화작가이자 시인인 조지 맥도널드는


 "이 세상에 태어나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멋진 일은 가족의 사랑을 배우는 것이다"


고 말했으며 또 누군가는


 "행복한 가정은 미리 누리는 천국이다"


라고 했다. 모두 가정에서 가능한 일이란다. 그래서 나는 가정에서, 가족과의 관계가 더욱 좋아질 수 있는 행복한 가정이 되도록 100년이 넘어도 여전히 통하는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토대로 가족구성원들이 더욱 건강하고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생존이 걸린(?) '가족관계론'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1.상대를 바꾸기 전에 입장을 바꿔보고 그리고 나부터 바꿔라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의 책을 보면 가장 먼저 시작하는 첫 번째 목차 제목이 '꿀을 얻으려면 벌집을 건드리지 말라'부터 시작한다. 그가 첫 목차에서 주장하는 것은 '사람들에 대한 비판,비난,불평을 삼가라'는 것이다. 그의 말을 공유하자면


 "주변에 있는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개선시키고 싶은가?

 그런데 그것에 앞서 자기 자신을 먼저 개선하는 게 어떤가?


 순전히 이기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남을 개선시키는 것보다,

자신을 개선시키는 것이 훨씬 더 수지가 맞는 일이다. 또한 훨씬 덜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라고 했다. 나도 전남편과 살 때 나부터 바꾸려하기 보다는 상대가 바꿔주길 원했던 것 같다. 합의되지 않은 상태의 무언가를 자꾸 내 기준으로 내게 맞추기만을 바란 것 같다. 많은 부부들의 문제가 여기서 터지는 것 같다. 이혼 후 자기개발서를 미친 듯이 읽었을 때 내 뒷통수를 갈겨 준 문장이었다


우리집도 양말논쟁이 있었다. 남편은 양말을 뒤집어 놓는다. 왜 뒤집어 놓으냐고 빨개를 하거나 갤 때마다 불편하다며 잔소리를 했다. 그런데 검색해보니 양말을 거꾸로 빨면 오히려 각종 균제거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기사를 봤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일체 양말로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 리고 갤 때에도 뒤집어진 채로 양말을 개어 놓았다. 아침마다 양말을 신을 때 불편한 건 남편의 몫. 하하.


우리 딸은 카톡을 잘 읽지 않는다. 휴대폰도 잘 받지 않는다. 학교에서 무음으로 해놓고 다시 벨소리를 켜지 않아 잘 확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간혹 급하게 통화해야 할 때 너무 답답했고 걱정이 되다가도 화가났다. 그런데 요즘 중학생 아이들이 카톡을 잘 사용하고 인스타메시지를 활용해 친구들과 소통한다는 것을 딸아이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 나는 아이에게 전할 말이 있을 때 카톡을 사용하지 않는다. 인스타메시지로 전한다. 칼답이 온다. 이러한 사소한 것도 내가 바뀌면 이렇게 쉬운 것이다. 모든 것에서도 관점을 바꿔 바라보고 입장도 바꿔보며 상대를 이해하도록 노력해보자. 


딸아이가 방을 치우지 않는 것을 보면 불편하다. 안보면 된다. 내 방을 어질러 놓은 것도 아니고 본인의 방에 책임을 지게 하면 된다. 규칙을 정하면 된다


그렇게 관점을 바꾸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부터 찾는 게 빠르다. 그리고 우리 딸아이를 보면 평소에는 잘 치우지 않지만 방을 정리하라고 하면 정말 깔끔하게 잘 정리한다. 잘 정리할 줄 안다.


아침에 준비하고 나가는 사람 중에 여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여유가 없었을 수도 있고 여유가 있더라도 어른들도 귀찮은 일인데 아이는 얼마나 귀찮을까. 나도 어릴 때보면 잘 치우지 못했는데 하교하고 돌아오면 엄마가 깨끗하게 치어놓은 방을 보면 너무 기분이 좋고 하루의 피로가 풀렸다. 그 기분을 느끼게 해주면 되는 일이다. 


언젠가 아이도 어른이 되면 나처럼 하지 않을까. 보여주고 느끼게 해준 것도 변화를 위한 교육이니까. 이 책에서 다른 건 다 잊어버려도 이 한 줄 꼭 기억하길 바란다. 


상대를 바꾸기 전에 나부터 바꿔라



2.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어라  

데일카네기는 미국 역사상 가장 심오한 철학자라고 표현한 듀이박사의 말을 인용해 독자에게 전한다. 


"듀이 박사는 인간 본성에 존재하는 깊은 충동은 '인정받는 인물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데일카네기는 자신이 딸기를 넣은 빙수를 좋아하는데 낚시를 갈 때 물고기를 잡기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딸기 빙수를 물고기에게 주지 않고 물고기가 원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가족의 마음을 낚기 위해서는, 가족과 행복을 낚기 위해서는 가장 여러분이 주목했으면 좋겠는 것이 바로 상대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다. 간혹 식사시간에 아이가 소시지만 집어 먹으면 


"소시지 하나만! 골고루 먹어야지. 콩나물도 먹어야 쑥쑥 크지"


라며 아이 밥 위에 콩나물을 툭 얹는 부모들이 많다. 바로 찌푸리는 아이의 표정을 볼 수 있다.


 "소시지가 콩나물보다 더 맛있지? 엄마도 그래. 

그러면 소시지가 더 맛있으니까 2개 먹고 

그래도 콩나물이 몸에 더 좋으니까 그 다음에 먹는 거 어때?" 


라고 말해보자. 


전남편은 게임을 좋아했다. 정말 싫었다.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으로 아이들과의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랑 놀아주거나 눈을 맞추며 대화도 해주고 책도 읽어주는 다정한 아빠를 바랐기에 게임하는 게 더더욱 싫었다


"게임 하지말라는 말 안할게. 

대신에 애들 8시에 재우니까 그 때까지 놀아주고 게임 하는 거 어때?"


라고 말했다.


 "애들만 잘 보면 게임해도 되지?"


 라고 하길래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그 날 애를 안고 게임했다. 하아~. 아무튼 상대가 원하는 것을 못하게 막는 것보다는 유연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현명하게 찾도록 하자.


3. 잘 듣는 사람이 되어라

데일카네기는 대화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쉬운 방법을 제시했다. 대화를 잘하려면 내가 어떻게 말을 잘할 지를 모두가 생각하겠지만 그는 '먼저 잘 듣는 사람이 되라'고 했다. 상대방이 스스로에 대해 얘기하도록 이끌어 내라는 것이다. 


CEO모임에서 만난 기업 경영 컨설팅을 하는 분이 있다. CEO모임 자체가 아무래도 자신이 하는 일과 업에 대해 소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모이기 때문에 간혹 말에 대한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있다. 안타까웠다. 상대에게 질문을 통해 대화를 이끌어내면 보다 많은 고객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되어 설득에도 유리할텐데 많은 설명을 할 수록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아서



우리 아이들은 수다쟁이다. 딸아이는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아이처럼 입이 바쁘다. 아들과 만나는 날, 아들은 차에 타자마자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이야기,태권도장에서의 일, 영어학원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디까지 익혔는지 집에 도착할 때까지 입이 쉬지 않고 재잘된다. 아들 이야기 듣느라 길을 잘못 들었다. 도착시간이 늘어났다. 하하. 그래도 좋다. 


사춘기에 접어들면 아이들이 말수가 줄어들고 부모와의 소통자체가 막힌다는데 우리 애들은 아주 늘 신나 있는 것처럼 학교에서의 이야기들을 잘 말해준다. 


나만의 비법이 있다. 난 운전할 때는 어쩔 수 없지만 평상시에는 아이와 눈을 꼭 맞추고 리액션을 최고로 잘해준다. 리액션은 이미 습관이 돼서 누군가가 나한테 방청객 같다고 한 적도 있다. 하하. 그리고 아이의 이야기의 핵심이 무엇인지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잘 듣고 캐치해서 그대로 말해준다.  그러니 신이 날 수 밖에. 


내 눈에, 내 귀에, 내 입에 우리 가족의 생존이 달렸다. 여러분 가족도 여러분의 눈과 귀와 입에 나의 가족의 생존이 달렸다고 생각해보자. 기꺼이 눈과 귀를 내어주고 공감해주는 다정한 리액션으로 가족관계의 생존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4. 반감이나 반발없이 상대를 변화시켜라

데일카네기는 반감이나 반발없이 상대를 변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첫 번째로 칭찬과 감사의 말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뒤에서 다루겠지만 내가 이름 지어본 '소화기대화법'이다. 일단 칭찬과 감사는 인정의 욕구를 가지고 있는 우리 인간, 즉 모든 사람에게 긍정을 불러 일으킨다. 


갈등이 발생할 때에도 화르르 타는 상대의 마음에 단숨에 불을 꺼트리는 '소화기 대화법'이다. 나는 남편에게 좋은 부부관계 유지를 위해 변화해줬으면 하는 부분을 종종 소화기 대화법으로 칭찬과 감사를 먼저 표한다. 


"자기야, 나는 자기가 늘 나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여신~여신하면서 사랑해주기 때문에 내가 진짜 자기 덕분에 

정신적으로도 많이 건강해진 것 같아. 


자기는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는 않는 단단한 마음을 나는 늘 존경해. 

그런 자기가 대화할 때 자기도 하고 싶은 말이 먼저 있겠지만,


내가 한 말에서 내 감정을 먼저 읽어주고 말하면 

내가 더 잘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말한다. 인정의 욕구가 누구보다 더 강한 우리 남편에게 항상 먼저 칭찬하고 고마움을 전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면 우리남편은 늘 그랬든 언제나 


"알았어. 노력해 볼게. 안하면 디지니까"


라며 농담섞어 말하지만(?) 정말 잘 노력해준다. 그러니 그 다음부터는 같은 일로 다툴일이 없다. 


아들이 오면 우리는 거실에서 모두 함께 자며 건강한 시간을 보낸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불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데 아들을 시키고 싶다. 아들은 매번 뭔가를 시키면 "싫어"라는 말을 간혹 먼저 하기도 한다. 아이가 싫어한다고 말하면 보통은 


"뭐가 또 싫어. 넌 뭐 맨날 싫다고 하니? 

일어났으면 당연히 이불정리를 해야지. 

얼른 정리해! 휴대폰 못하게 한다아~" 


라고 잔소리를 잔뜩 늘어놓으며 아이를 협박한다. 


협박을 당한 아이는 부모에게 반감,반발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아들을 둔 엄마들을 위해 아들코칭 방법을 위트있게 책과 강의로 전하는 최민준작가의 방법을 나는 써보기로 했다. 아들들은 딸들과는 다른 동기로 행동하는데 그 중 하나가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이라며 알려준 방법이다.


 "건우야, 너 이불정리 몇 초만에 할 수 있어?" 


최민준작가는 한 마리의 닌자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나도 진짜 닌자를 보았다. 아들은 더 빨리 해보겠다며 다시 시간을 재라면서 몇 번을 연달아 이불을 정리했다. 통했다. 성공이다. 반감,반발없이도 아들은 내가 원하는대로 이불을 정리했다. 누구하나 화내지도 않고 오히려 우리집은 '한 마리의 닌자'덕에 모두가 즐겁게 웃을 수 있었다. 우리 가족의 수명은 또 늘어났다.


"자기야 자기 세탁기 몇 초만에
돌리고 올 수 있어?"


하하하. 남편은 너무 컸나보다. 안통하네.



5. 잘못했으면 솔직히 인정하라

데일카네기는 상대를 비판하기 전에 자신의 잘못에 대해 먼저 얘기하라고 말한다


갈등이 생기면 무조건 둘 다 잘못이 있다. 없는 것 같아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잘못이 있다. 행동은 상대가 먼저 잘못했을 지언정 그 행동에 대한 비난,비판을 하거나 무시하는 말로 함께 잘못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말 꼬~라~~지 때문에갈등이 잠재워지지 않고 긴 시간을 투닥거리지만 해결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가 '서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자존심 싸움이다. 서로 지고 싶지 않고 내 마음과 생각, 의견을 먼저 상대가 받아들이고 사과 해주기를 바라지만 상대도 같은 마음이다. 그러니 싸움은 끝나지도 않고 날을 새~도록 이어진다. 그리고 또 반복된다. 


우리 남편은 나의 가장 좋은 장점이 갈등상황에서 서로 감정이 좋지 못할 때에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당연히 아이들에게도 나는 내 잘못을 인정하고 먼저 사과한다. 원래는 나도 그러지 못했는데 고등학교 때 JYP와의 사건을 통해 배운 것이다(JYP사건이 궁금하다면 이 책의 마지막에 다룰 감성지능 대화법에서 확인하길 바란다)


나는 남편과 갈등이 있을 때 남편이 말한 나의 잘못을 꼬집어주거나 아니면 스스로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꼬라지(?)가 잔뜩 나있어도 말 꼬라지는 나름 좋은 편이다. 


"맞아, 자기야 이런 건 내가 진짜 잘못했어" 


라고 하면 남편은 잔뜩 끓었던 화가 순식간에 뚝! 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부분 화가 누그러 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도 잘못했던 부분을 인정하며 똑같이 사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접받고 싶으면 대접받고 싶은대로 대접하라'


는 말이 있다. 상대의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해라. 잘못을 서로 인정하지 않으면 다툼은 끝이 없다. 


"끝까지 인정 안하네" 


라는 말로 해소가 되지 않은 채 마무리가 되어 버리면 앞으로 다툴때마다 계속해서, 끊임없이 과거로 재소환 될것이다. 


시간을 돌리고 돌려도 불행이 연속되자 결국 태아일 때의 자신으로 돌아가 탯줄로 자기 목을 조르며 자살하는 이야기의 영화 <나비효과>가 떠오른다. 나비 한 마리가 날개를 펄럭인 것이 뉴욕에 허리케인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카오스이론에서 비롯된 나비효과. 그 때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작은 불만의 씨앗이 앞으로 시간이 가면 어떻게 커질 지 모른다


"또 그 얘기야?" 


라는 말을 상대에게 하고 있다면 내가 인정하지 않았던 과거의 잘못이 분명히 있다는 증거를 내 입으로 내뱉고 있는 것이다. 반복되는 과거의 그 이야기를 상대에게서 다시는 꺼내게 하지 못하는 방법은 지금이라도 자신의 과거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고 사과하는 것 밖에 없다.




생떽쥐 베리의 <어린왕자>에서 어린왕자가 여우를 만나게 되고 쓸쓸하다면서 함께 놀자고 한다. 그러나 여우는


"난 너하고 놀 수가 없어. 길이 안 들었으니까"


"길들인다는 게 무슨 말이니?"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란다. 

지금 너는 다른 수 만명의 애들과 조금도 다름 없는 사내애에 지나지 않아.

 

그리고 나는 네가 필요없고 너는 내가 아쉽지도 않을거야. 


네가 보기엔 나도 수 만마리 여우와 똑같잖아? 

그렇지만 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아쉬워질 거야.


 내게는 네가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것이고 

네게도 내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우가 될거야"


길들인다는 표현이 그렇지만 서로 합의하게 의견을 조율하고 변화할 부분들로 서로 맞춰가는 것을 여우는 말하고 있다. 또 인간관계, 가족관계를 잘 맺는, 즉 관계의 질에 따라 서로가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가족은 오랜 시간동안 함께 하면서 잘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서로 하나씩 맞춰가며 길들여 지고 있다. 그래서 서로가 아쉽다. 더 잘해주길 바라는 마음은 당연하다. 여러분의 배우자도, 자녀도 세상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로 길들여져 있다. 그런 만큼 모두가 더욱 건강한 가족이 될 수 있도록 앞에서 제시한 가족관계론의 5가지를 지금 당장 실천해보길 바래본다. 내 목숨을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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