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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Dec 01. 2020

요즘 나의 모습은,


요즘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을 받고 생각했다. 


요즘 저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2년전부터 생각해왔어요. 일의 시작을 준비하던 시기에는 설렘도 있고 기대감도 컸지만 막상 병원을 운영하는 일은 아무리 작아도 무척 힘이든다는 사실을 매일 매순간 깨달았습니다. 나만 잘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었고 경영도, 홍보도, 당연히 공부도 연구도 계속되어야 했습니다. 3년을 한의원에 올인하며 살았던 것 같아요. 사고 싶은 것도 사지않고, 먹고 싶은 것도 먹지 않고, 가고 싶은 곳도 가지않고 불확실한 미래를 불안해하며 지냈습니다. 

당연히 제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막상 이질문을 받고 나니 제 모습의 반은 마음에 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 마음에 들었냐 하면, 내가 발을 딛고 있는 곳에 뿌리를 점차 뻗어 내리기 시작한 것 같은 느낌이 그것입니다. 힘들었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덕분에 마음에 드는 제 모습이 50%나생겼네요. 이제 다시 또 시작이지만 날마다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어려움들을 하나 하나 해결해왔고 오늘무척 힘이 들었어도 내일은 오고야 만다는 인생의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제 모습의 50%는 마음에 들지 않나 봅니다. 환자분들의 몸과 마음은 조금이라도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제 몸과 마음은 돌보지 않고 왔어요. 스트레스를 이고 지고 깔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저를 좀 더 사랑하고아껴주도록 저를 감정으로만 다루지 않고 머리로 기억하고 생각하고 판단해보고 싶어요. 이 프로젝트에 한달동안참여하고 나면 나라는 사람을 한발짝 떨어져서 볼 수 있겠죠. ‘저 사람은 일만 하는 사람이 아니구나, 저 사람은 클래식을 좋아했지, 짧은 시간 몰입해서 무언가 하는 것에뿌듯함을 느껴. 몸을 움직이는 일을 좋아하고 산과 나무와 고요한 밤을 좋아해. 지적이고 멋쟁이처럼 보이는 당당한 룩을 좋아하고 카멜색 가방을 좋아하며 마샬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즉흥적으로공항으로 가 훌쩍 떠나는 짧은 여행을 바라고 있어. 책에 둘러싸여 먹고 자고 일하는 것이 꿈인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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