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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iss Oct 21. 2020

근심 걱정을 잊는 맛


근심 시련을 잊는 맛이 있다.


일본 함박스테이크 맛집에서 1시간 20분을 기다리고 앉은자리에

뜨끈뜨끈한 철판 위 스테이크가 나오기 전

정갈한 생맥주가 그러하였고,


에든버러 노천카페에 앉아

음울하고 스산한 공기를 이겨내고자

내내 마셔도 취하지 않았던 화이트 와인이 그랬다.


스페인 거리에서 먹는 레드와인은

마셔서 취한 건지, 햇빛에 취한 건지, 사람에 취한 건지

알 수 없었고 상관없었고 흥겨웠고


하와이 바에서 수영장을 바라보며 마시는 마티니는

칵테일 잔에 물만 따라줬어도

마티니 맛이 났을 만큼

멋으로 먹었다.


체코에서는 아무리 작은 맥주를 시켜도

배가 부를 만큼

숨에 벅찬 맥주를 내내 들이켰고


집에서는 퇴근 후에 마시는

어느 날의 맥주가

어느 날의 와인이

간혹 어느 날의 소주가

근심 걱정을 잊게 한다.


그냥 내일 쉬는 날이니 다 맛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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