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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간의 황홀경속으로, 무한거울의 방-영혼의 반짝임

제주 본태박물관에서

by 별나라


자연이 아름다운 제주에서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건축물,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본태 박물관을 찾았다.

안도 타다오는 세계 3대 건축가의 한 사람으로서 트레이드 마크인 노출콘크리트에 빛과 물을 건축요소로 끌어들여 건축과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하는 건축 철학을 담은 건축물들을 설계하였고 본태박물관도 그중의 하나이다. '제주도 대지에 순응하는 전통과 현대'를 컨셥으로 설계를 진행하였고 전통 공예품과 현대미술품을 위한 전시 공간으로 구성하였다는 설명이 있었다.

전시는 5관부터 역순으로 관람하게 되어 있다.

쿠사마 아요이의 무한 거울의 방을 만날 수 있는 곳은 3관이다.


본태박물관 5관
쿠사마 아요이 '호박'

쿠사마 아요이는 일본의 설치미술가로 1929년생이다. 어릴 떄의 육체적 학대로 인해 작품에서 강박적으로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게 되었다고 한다.

1952년 첫 개인전을 개최한 이후 현재까지 강박증과 환영이라는 일관된 작업 개념과 주제를 다양한 매체와 표현방식으로 구현하며 자신의 내면세계와 성장 과정을 통한 서적 경험을 작업에 담아왔다고 한다.


올해 우리나라 미술시장에서 두번째로 많이 팔린 작품이 바로 쿠사마 아요이 작품들이라고 한다.

본태 박물관에 전시된 호박은 '무한 거울의방'을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면서 감상을 했다.

걍렬한 노랑색과 검은색의 대비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분명했고 도트무늬가 전체적으로 퍼져있어 오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자세히 오래보면 환공포증이 생길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왠지모를 마력이 있어 계속 바라보게 된다.


쿠사마 아요이의 '무한 거울의 방'은 본태박물관 중 유일하게 검표를 한다.

관람시간은 단 2분.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재관람이 가능하다.

들어가면 작은 직사각형의 자리가 있는데 그 외 모든 부분은 물로 되어 있어 벗어나면 안된다는 주의사항을 들었다.

아 들어가서 보니 정말 환상적인 황홀경이 펼쳐졌다.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의 불빛처럼 색상을 바꿔가며 지루할 틈도 없이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정말 2분간의 시간이 찰나처럼 지나갔고 문에서 똑똑 소리가 났다.

당연히 다시 줄을 서서 재관람을 했다.

너무나 환상적이 장면이 순식간에 지나가서 내가 뭘 본지...하는 느낌이었다.

재관람도 역시 멋졌다. 그 순간을 오롯이 기억하거나 그 느낌을 오롯이 간직할 수 없다는 것이 참 안타깝다.

사진은 평범적이다. 하지만 실제는 내 온몸을 휘감듯 이런 아름다운 불빛이 나를 휘감았다.

절대 집중의 시간이었다.

너무 아름답다.


전에 유퀴즈에서 어떤 분이 나와 그림을 컬렉팅하는데 쿠사마 아요이 작품을 좋아한다는 말을 했다.

누구자? 싶어 찾아 본적이 있는데...실제로 보니 훨씬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단 2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 먼 우주로 여행다녀온 느낌이다. 꼭 우주여행 다녀오시길.

본태박물관에는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특히 앤디 워홀의 황소와 콜롬비아에 가면 꼭 보고 싶었던 보테로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제주는 자연이 아름다워 자연에만 푹 빠지고 싶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들을 접하고 보니 또 설렌다.

무한 거울의 방이 있는 3관이 가장 인상적이었지만 백남준을 비롯한 세계적인 작가들의 현대 미술품을 만날 수 있는 2관도 참 좋았다.

마티즈의 그림들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놓기도 했고 로버드 인디애나의 hope도 볼 수 있다.

또한 전시 공간이 단조롭지 않고 이뻐서 공간을 즐기는 묘미도 있다.


앤디워홀의 yellow cow, 보테르의 circus act
백남준
산방산이 보이는 아름다운 공간
로버트 인디애나의 hope
노출콘크리트, 빛과 물
300개가 넘는 베개들


본태박물관의 '본태'는 '본래의 형태'라는 의미라고 한다.

1관은 한국 전통 공예품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수백개의 달하는 베개와, 수저집, 다양한 크기의 상들 등 많은 수공예품 등을 만날 수 있다.

관람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면 산방산과 그 너머 바다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아 정말 자리가 좋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곳.

여름이라면 바깥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잠시 상념에 잠겨도 좋을 듯.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만으로라도 참 특별했던 곳이다.

세상엔 참 다양한 분야에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곳.


여행메모
입장료가 꽤 비싸요 성인 20,000원 (온라인 티케팅을 이용하면 20프로 정도 할인됩니다)
주위에 방주교회가 있어서 같이 들르면 좋아요.
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한번 들르면 좋은 곳
3관, 4관 전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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