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땐 자연의 온갖 것들을 다 집으로 가져와서 그거 말리느라 진땀을 뺐는데 이제는 채집하고 자연으로 쿨하게 보내줄 줄도 알고..많이 컸다.
사실 나는 도시에서 나고 자라 시골을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숲에는 각종 곤충(a.k.a 벌레)이 가득하고 언제 어디서 뱀이 튀어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는 곳이 바로 숲이다. 게다가 이곳에 있을 때는 전기도, 수도도 도시의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이 열악하다. 빨래, 설거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오랜 시간에 걸쳐 아이들과 함께 숲과 친해지며 이제는 곤충도, 개구리 등 각종 숲 친구들과도 꽤나 익숙해졌다.
점심으로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먹었다. 두께가 한 뼘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어마 어마한 두께와 어마어마한 맛.우리가 아는 아웃백 스테이크 바로 그 맛이다.이건 엄마인 내가 숲을 즐기는 방법이다.
가파른 계곡도 이제 둘이서 착착 올라간다.
어릴 땐 숲에도 위험은 도사리고 있으니 아이들 옆에 붙어있어 주었지만 이제는 아이들 스스로 척척 모든 것을 해낸다.
숲 육아의 장점은 스스로 힘을 키워준다는 것이다.
요즘 자기 주도 학습 등 아이들의 자율성이 중요하다는 말이 모든 육아서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그러면서 자기 주도성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습관'을 잡아주는 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데나는 자기 주도의 본질은 '스스로 생각하는 힘(정신)'에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주도 학습인데 '자기 주도'인 내적 동기가 빠진 채부모의 의도에 의해기계적인 습관으로 앉아 한정된 시간 동안 공부를 하는 게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숲은 자기 주도성을 기르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놀잇감이나 자극적인 미디어가 없는 자연에서나무, 풀, 벌레 등 동식물을 관찰하고나뭇가지, 흙, 돌을 만지며 스스로 놀이를 만들어내고자연의 변화를 직접 느껴보면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저절로 자라나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 단단해지면스스로 무언가를 해내고자 하는 의지 또한 자라나게 된다.
의지가 목표가 되면학습이든, 생활태도든 모든 면에서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 되는 것 같다.
부모는 자연에서 스스로 아이들이 충분히 관찰하고 느낄 수 있도록 여유 있게 기다려주는 일만 하면 된다.
아이가 자기 인생의 핸들을 직접 잡고 자신이 생각한 방향(도덕적으로 올바른 범위 안에서)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