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살기엔 참... 힘든 세상

왜 엄마 어른들은 "죄송합니다"를 강요해?

by ARIN

처음에는 왜 내 아이만 문제일까?

내가 신경을 써주지 못해서일까?

어릴 때부터 난 딱 세가지만 아이에게 귀에 딱지가 않도록 부탁을 했다.

첫째, 아프지 말아 줘. 건강하게만...

둘째, 예의 바른 사람으로 자라줘. 배려하는 사람...

셋째, 거짓말은 하지 말아줘. 엄만 늘 널 믿어줄 테니

이 세가지만 바라는 게 욕심인가? 하며 우리 아이만을 탓했다.


첫째가 돌 때쯤 병원에 한 달 동안 입원한 적이 있다. 뱃속엔 둘째가 7개월이나 돼서 내 배는 거의 만삭에 가까웠다. 늘 아이 옆 간이침대에서 지내기 힘들었지만 그 보다도 더 힘들었던 건 아이가 아프고 경기를 일으킬 때마다 그 작은 몸에 바늘을 꽂을 때 소리 지르는 아이를 잡고 있을 때 내가 아팠으면 좋겠단 생각에 아이와 같이 울었었다. 그때 아이에게 조용히 기도하듯 말했다. 아프지만 말아달라고... 둘째가 내 지갑에서 손대고 거짓말을 해서 맘이 너무 아픈 적도 며칠 전 일이었다.


오늘은 11시쯤 둘째 담임에게 전화가 왔다. 수업 중일 텐데 전화가 걸려와서 아이가 다쳤을까 봐 긴장하며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담임의 전화 내용은 너무 날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어머니 인우가 영어수업을 거부해요. 선생님께도 싫어하는 것에 대해 제 스스로 차별을 두는 건 당연하지 않나요?라고 했다는데 영어 선생님이 남은 시간 영어 수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의논하고 와서 어머니께 전화드려요"

내가 모라고 해야 할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죄송하다? 아이 하나 컨트롤 안돼시느냐? 우리 아이가 버릇없이 행동해서 죄송합니다? 머뭇 거리는 나에게 선생님은 사과를 요구하듯 인우의 무례함으로 수업 진행이 힘들다는 것을 강조하고 또 강조하며 모라고 모라고 계속 말씀을 하셨다.

그런 선생님께 난 한마디밖에.

"선생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인우와 대화 나눠보겠습니다."

죄송할일도 미안하단 말도 안 나왔다.

어른의 일방적인 말만 듣고 우리 아이를 죄인 취급이나 버릇없고 잘못을 크게 한 아이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신경을 쓰이게 한 점은 사과를 했다.

그러고 인우를 생각했다.

요즘 늘어난 게임시간이 영향을 받아 그런가...

사춘기에 들어서며 늘 모국어보다 외국어를 더 열심히 시키는 학교 학원 사회가 불만이다 말하던 아이였던지라 그게 확고한 고집으로 변했나도 싶었다.

인우는 어릴 때부터 고집이 센 아이였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혼낼 때 엄마가 참 이런 부분 때문에 힘드네... 내 감정부터 설명하고 왜 그러면 안되는지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하면 죄송하다 말하고 엄마를 힘들게 해서 죄송하다고 위로하는 아이였다. 모든 어른이 그래 주진 않을 텐데...

세상 많은 사람들이 엄마처럼 너의 특성을 너의 장점을 너의 이해를 돕는 설명을 해주진 않을 텐데...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걸 강요하고 해야만 하고 겪으면서도 억울하면서도 더럽고 치사해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많을지... 넌 정말 모를 텐데... 그런 세상에 살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타협이라는 건 사회생활하며 필요한데... 상대와 하는 게 아니라 자신과 해야 하는 현실에 네가 얼마나 많이 힘들 할지 엄만 걱정이다.

너무나 맘이 무겁고 미안하고 아파왔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버릇없게 한 부분은 또 나무랄 부분이니 참 머리가 뒤죽박죽이다.


모든 수업을 마치고 인우가 처진 어깨를 하고 늘어진 가방이 땅에 닿을 듯 끌고 집에 돌아왔다.

아이에게 영어시간에 있던 일을 넌지시 물었다.

인우는 그런 것을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는 것에 화를 냈다. 참 어른들이란.... 이라며...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됐죠!. 제가 다음 영어 시간에 선생님께 공손히 사과하면 되는 거죠!"

역시 인우 답다.

엄마에게 맘에 문을 열고 자신의 마음을 말해주길 바랬지만 인우는 어른들이란 단어로 나조차 벽을 치고 꼭꼭 숨어버렸다.


"인우가 왜 잘못했다 한다고 생각해? 엄마가 왜 그러라고 할 거 같다고 단정하지?"

인우는 날 날카롭게 보던 눈빛을 조금씩 풀었다.

"인우야. 엄마는 인우가 영어를 얼마나 좋았는지 잘 아는데? 인우가 세계여행을 하며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려는 멋진 꿈을 갖고 있는 걸 아는데? 그런 멋진 인우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몰라서 물어본 거야. 분명 이유가 있을 거잖아. 우리 인우가 속이 많이 상했구나..."

인우에게 두 손을 벌려주었다.

인우는 품이 쏘옥 들어와서는 흐느껴 울었다.

인우는 천천히 설명을 했다. 영어시간 전에 모둠이었던 아이와 말다툼을 했는데 자리 이동하라는데 부반장이란 이유로 내게 다 양보하라 하고 모범이 돼야 한다며 다툼이 마무리되지 않아 맘이 상한 상태에서 그 모든 것을 자신만 혼이 났다 했다. 그런 설명을 해도 선생님은 복도로 나가 있으라고 했단다. 아이들이 뒤에서 샘통이다고 놀려대는 표정에 화가 치밀어 올랐단다.

무조건 잘못했어! 안 했어! 묻는 선생님이 너무 싫어서 잘못했어요.라고 했는데 또 진심이 안 묻어난다고 혼냈단다.

"왜 어른들은 왜 다퉜는지도 안 묻고 내 기분도 무시하고 양쪽 잘못인데 제대로 판단도 안 하고 무조건 '잘못했어요'란 말만 들으려고 해?"

난 그제야... 인우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인우야. 어른들이 인우한테 미안해."

사실이었다. 역시 내가 우려했던 부분으로 아이는 상처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인우야. 거꾸로 엄마가 선생님인데 다른 아이가 인우처럼 기분 나쁘다고 수업시간에 기분을 다 드러내며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엄마도 많이 힘들 거 같아. 선생님도 어른 이기전에 아이들에 엄마잖아. 그럼 인우는 엄마가 힘들 때 어쩔 거야?"

"그 아이에게 우리 엄마 힘들게 하지 마?"

"그래. 이건 참 어려운 말인데. 내 감정도 중요하지만 상대에게 대하는 너의 행동도 중요해. 전혀 그 사건과 상관없는 선생님을 힘들게 한 거잖아. 그러니 수업 진행하며 힘들게 만든 부분은 잘못한 게 맞아. 네가 억울해도 새로운 상황에서는 그에 맞게 행동을 하는 게 맞아"

내가 말하면서도 맞는 건지... 이렇게 아이에게 설명하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다.

참 아이도 늘 새로운 상황에 커가며 힘겹지만...

엄마도 엄마라는 것도 처음이다 보니 맞는 건지 모르겠다.


살아가는데 정답도 해답도 없다지만.

좋은 엄마가 되는 것. 어른이 아이에게 해줘야 할

정답지는 정말 없는 것일까?

한참 인우를 안아주고 인우가 겪은 오늘 친구와의 일도 그 뒤 담임선생님과의 일도 들어주었다.

그냥 들어만 주었다.

아이가 답답하지 않게 들어만 주는 내가 너무 못나보였다. 아니 내가 어릴 때.. 아니 지금 난 그렇다. 그냥 들어만 주는 누군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난 그냥 그런 엄마가 돼주어야지... 했다.

정말 이걸로 된 걸까??

휴....

인우는 말을 다하고는 "역시 우리 엄마야~ 엄마 오늘 여행 잘 다녀와요~ 다치지 말고 조심하고 알았지?" 하고는 나가서 놀고 올게 하며 나갔다. 단순한 인우. 엄마 같은 인우.

웃음밖에 안 나온다.

저런 아이를 가지고 왜들 어른들은 힘들게 만들고 힘들어들 하는지...

난 인우가 너무 이쁘고 좋다.


난 나의 길을 위해 집을 나섰다.

발걸음도 마음만큼이나 무겁다.

하늘 구름도 참 심난스럽다

인우야 미안해. 사랑해. 파이팅!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철부지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