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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ook Essay

동물 해방

<동물 해방> 서평

by 아리스

썩어가는 더러운 암모니아가 뒤덮인 깔짚 위에서 서고 앉지 않으면 안 될 경우 닭의 다리에는 궤양이, 가슴에는 물집이, 그리고 무릎에는 화상이 생기는데. 이로 인해 닭은 고통을 받게 된다. 닭의 부위는 흔히 몸 전체를 팔 수 없는 손상 입은 닭의 신체의 일부다. 하지만 육계 산업에서 다리에 생긴 상처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관련 산업에서는 닭을 도축한 후 다리를 절단하고 판매하기 때문이다.
_<동물 해방> 중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는 1975년 <동물 해방>을 출간하며 동물 복지에 도화선이 되었다. 저자는 <동물해방>에서 감정을 호소하며 대중들의 동조를 받으려 하지 않았으며 반문할 수 없을 정도로 공리주의 원리에 입각하여 논리적으로 저술하였다.

흑인과 백인, 여성과 남성이 평등의 토대가 되는 윤리의 원리는 동물까지 확장하여 모든 동물들은 종차별 없이 평등할 수 있다.


실험실에서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잔인한 동물 실험이 행해지고 있지만 불필요한 고통과 무고한 죽음의 결과가 뻔하거나 하찮고 의미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동물에게는 효능이 있었던 약이 인간에게는 아무 효능이 없었던 결과도 있었으며 이와 반대로 동물에게 효능이 없었던 약이 인간에게는 효능이 있는 결과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동물 실험으로 얻게 되는 이익은 극히 적으며 생명을 희생하지 않는 대체 실험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목가적인 농장은 이제는 찾아볼 수 없다. 농장은 공장식 축산으로 탈바꿈하여 소수의 인원이 보다작은 수용소에서 기계적으로 동물들을 관리할 수 있게 되었다. 플라스틱 포장지 안에 있는 죽은 동물의 살점들은 생전에 출하무게에 최대한 빨리 도달하기 위해 최대한 비좁은 공간에서 따뜻한 볕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본능은 숨긴 채 사료통의 사료만 지루하게 먹으며 도축장에 끌려갈 날만을 기다렸을 것이다.


육계는 태어나자마자 뜨거운 인두에 부리가 잘려나간다. 부리에는 신경이 지나고 있어 분명히 고통을 느낄 수 있지만 빠른 작업을 위해서 마취는 행해지지 않는다. 날개 한번 펼칠 수 없는 비좁은 배터리 새장에서 짧은 생을 사는 육계는 본능에 충실하다. 둥지를 짓고 싶어 하며 부리로 땅을 쪼고 싶어 하며 흙 목욕을 하고 싶어 한다. 본능을 박탈당한 육계들은 그로 인한 스트레스로 동료들을 부리로 쪼아 동종포식을 한다. 이러한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 병아리들은 생후 부리가 잘려나간다. 자연의 닭들은 동종포식을 하지 않는다. 공장식 축산 농가에서만 볼 수 있는 끔찍한 풍경이다.


돼지는 개에 버금가는 지능을 갖고 있지만, 육계와 마찬가지인 삶을 살다가 도축장에서 생을 마감한다. 모든 포유류는 어미젖을 먹으려는 욕구를 갖고 있다. 새끼 돼지는 몸무게를 빨리 늘리기 위한 식단을 먹이기 위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암퇘지와 이별한다. 계속 빨고 싶어 하는 욕구로 인해 돼지는 동료의 꼬리를 씹어먹는다. 공장식 축산에서 기이한 행동을 하는 돼지들로 인해 돼지는 태어나자마자 꼬리 자르기 관행을 거쳐야 한다. 육계의 부리 자르기와 마찬가지로 꼬리 자르기와 거세 작업에는 어떠한 마취 작업도 없다. 오물을 치우기 위해 설치된 바닥재는 돼지가 온전히 발을 딛고 서기에 불편하지만 돼지 발의 상처는 도축장에서는 중요하지 않다. 적은 관리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 공장식 축산 농가는 최적의 시스템이다.


고급요리인 송아지 요리 빌은 그야말로 영양실조 송아지의 살점이다. 태어나자마자 송아지는 어미젖인 아닌 살을 찌우기 위한 액체 사료를 먹게 되며 핑크색 살코기를 얻어내기 위해 건초는 단 한차례도 씹을 수 없다. 철분 결핍의 송아지는 철로 만든 우리를 핥거나 철분이 섞인 자신의 분뇨를 핥아먹기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빌용 송아지 우리는 목재로 지어지며 목에 쇠사슬을 차두어 방향조차 틀 수 없게 가둬놓는다. 육계의 암탉과 마찬가지로 젖소는 우유를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기계 역할을 해내다가 더 이상 우유를 생산해 낼 수 없게 되면 도축장으로 끌려간다.


우리는 고기 맛을 알기 전부터 어른들로부터 고기 섭취를 적극적으로 권유받았다. 고기는 대체할 수 없는 고영양식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근거가 턱없이 부족하다. 더군다나 공장식 축산 농장의 동물들은 평생 스트레스받으며 사람은 수 분도 견디기 힘든 암모니아 냄새가 가득하고 가축들의 온몸은 분뇨로 뒤덮여있다. 비좁고 열약한 사육 시설에서 수명의 절반도 살지 못한 채 도살되는 동물들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상당하다. 뿐만 아니라 출하 무게를 늘리기 위한 곡물과 동료의 내장이 섞인 사료는 농장 동물들의 건강에는 분명 좋지 않다. 농장 동물이 먹는 사료는 그저 마블링이 좋고 몸무게를 늘리기에 적합한 건강과는 먼 음식인 것이다. 또한 본능을 억압받으며 최소한의 움직임조차 허용되지 않은 동물들은 면역력이 많이 저하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과량의 약물이 투여된다.


우리는 플라스틱 포장지 안에 들어있는 동물의 살점을 먹기 전 이 동물의 삶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붉은 고기가 식탁에 오르기 전에는 분명 살아 숨 쉬는 동물이었으며, 공장식 축산의 병리학적인 시스템도 한 번씩 상기해야 한다.


저자는 채식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채식주의자가 될 경우 다른 곳의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곡식의 양이 증가하게 될 것이다. 또한 공해가 줄어들고, 물과 에너지가 절약될 것이며, 산림 벌채 방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채식주의자들이 하는 식사는 육식을 하는 경우에 비해 값이 저렴하다. 이에 따라 그들이 채식을 함으로써 기아 구제, 인구 조절, 또는 더욱 긴급하다고 생각되는 어떤 사회적. 정치적 문제에 더 많은 자금이 사용될 수 있게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의 이면에 숨겨져 있는 살아 있는 동물 학대에 대해 무지하다. 가게나 식당에서 식품을 시한 먹는 것은 오랜 학대 과정의 종착점이다. 최종 제품 외의 나머지 과정은 교묘하게 감추어져 있다. 우리는 깔끔한 플라스틱 꾸러미 안에 담겨 있는 고기와 가금을 구입한다. 이 상태에서는 동물들이 좀처럼 피를 흘리는 법이 없다. 이러한 꾸러미를 보고 있노라면 살아 숨 쉬고, 걸어 다니며, 고통받는 동물이 쉽게 연상되지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단어는 그 자체가 고기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은폐하고 있다.
_<동물 해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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