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사랑과 이유 있는 훈육
<훈육의 심리학> 서평
어른들은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훈육이라고 생각한다. 통제는 무시의 행위이지 올바른 훈육이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어른들의 책임이다. 아이에 대한 배려 없이 수직적인 훈육은 실패하고 말 것이다. 훈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회 시스템의 모든 구성원들 사이에 상호 존중과 배려를 구축하는 데 있다.
어른과 마찬가지로 아이에게도 귀 기울여야 마땅하고 가능할 때마다 채워 주어야 할 모든 범위의 권리와 필요가 있다. 아이들이 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사랑받고, 긍정받고, 존중받는 것 등이다. 이러한 요구가 실현되지 않을 때 아이들에게는 통제력 결핍이나 과잉 반응이 표출될 수 있다.
훈육이 미숙한 부모 아래 자라는 아이는 부모와 비슷하게 성장하거나 반항아로 성장하게 된다. 두 부류로 나뉘게 된 아이들이 학교에 온다면 학교에서 많은 어려움에 마주치게 된다. 교사는 이 아이를 문제아로 삼지 않으며 이해와 연민, 치유를 위한 수단을 제시하는 것이 부모와 아이 모두의 훈육 문제를 풀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에게는 문제가 되는 부모와 가정이 있지만, 문제아라고 낙인찍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는 가족의 건축가이며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일상적인 방식은 아이들의 안정감과 자존감의 수준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따뜻함과 안정감으로 아이를 감싸야하며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 의무가 있다. 아이는 사랑을 받을 만한 권리가 있다. 인간의 가장 커다란 욕구는 사랑받고 고유한 존재에 맞추어 살 자유다. 많은 훈육 문제의 근원이 자기 고유의 존재로부터 비롯되는 기질에 반하여 살도록 강요받고 있다. 맞지 않는 행동을 강요하는 것은 아이들의 권리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
아이들이 받는 교육은 아이가 살아낼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며 효과적인 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장애물도 남아 있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실패할 권리와 성공할 권리를 가진다. 교사는 그 권리를 존중하고 배우려는 노력에 초점을 맞추고 고무하는 것으로 학생들을 대해야 한다. 어떤 아이에게라도 '실패자'라는 낙인을 붙이는 것은 교사라는 직업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짓이다. 그러한 잣대는 학생들이 배움을 경쟁과 자기 과시로 오인하게 한다. 또한 실패가 두려워 천성적인 호기심과 자존감이 메마른 아이를 양산시키는 행위다.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이다. 직업적 목표를 추구할 권리가 있는 교사를 부모라면 신임해야 한다. 교실을 통제하는 데만 시간을 보내고 싶은 교사는 없다. 교실에서 교사가 교수법보다 통제에 시간을 더 할애하고 있다면 학교 시스템에 문제가 있거나 교사로서 자질이 미숙한 사람인 것이다. 교사는 어느 누구도 비교하지 않고 아이를 진심으로 믿어준다면 아이들은 막대한 잠재력을 키워나갈 것이다.
어른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고 정중한 방식으로 표현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어른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감정에 어떻게 하면 긍정적으로 반응할지에 대해 아이들에게 모델이 되어야 한다. 어른은 아이가 표현하는 감정을 적극적이면서 진심으로 들으며 감정을 다루는 수단으로써 어떤 공격성이나 기만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방식으로 단호한 태도를 취할 것임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권리를 주장하지만 역설적으로 자신으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침해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너그럽게 용서하지 못하고 자신을 책망하며 부정의 늪으로 몰아간다. 자신을 무시하는 것은 사회에서도 무시를 낳는다. 나 자신을 사랑할 권리가 있으며 고유한 나를 존중하고 받아들일 권리가 있다. 자신의 권리를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들의 권리도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우리는 화가 날 때 "너 때문에"라며 타인을 탓하기도 한다. 이는 자제력 결핍을 의미하며 "너" 메시지는 충족되지 못한 필요나 권리를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 메시지를 "나"로 바꿔서 표현하면 타인과 대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주며, 자제력을 연습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아이에게 화가 날 때 "나" 메시지를 들어야 하는 건 아이가 아니라 바로 부모 자신이다. 내 의견을 듣고 단호하게 행동하는 것이 성숙한 모습이다.
성숙하고 건강한 사랑의 형태인 조건 없는 사랑은 모든 아이들의 깊은 열망이다. 양육이란 크게 말하면 성인으로 나아가는 여정의 각 단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아이들에게 전해 주는 것이다. 이때 지식과 지성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며 배움의 목적은 지식이 아닌 지성을 위한 행위임을 자각해야 한다. 능력이 높은 아이가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으며 이것을 구분하여 자신감을 키워 줄 수 있어야 한다. 승인과 칭찬 사이의 구분도 뚜렷해야 하며 아이에게 꼬리표나 낙인을 찍는 일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배움은 오로지 긍정적인 의미만 지녀야 한다. 배움에서 중요한 것은 노력한다는 것이며 실패 또한 배움의 단계다.
부모는 조건 없는 사랑으로 아이를 감싸줄 의무가 있으며, 아이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