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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Nov 23. 2023

단순한 것의 완벽함

<고수와의 대화, 생산성을 말하다> 서평

 고도성장을 마친 경제는 저성장에 돌입했다. 물건이 귀해서 많은 물건을 소유하는 자를 우러러보던 시대는 물러가고 이제는 미니멀 라이프가 칭송받는다. 꼭 필요한 물건만 갖추고 사는 것이 시대의 흐름인 지금, 생산성도 마찬가지다. 물건으로 가득 찬 집 안에서 재택근무를 한다고 가정해 보자. 능률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바로 많은 물건 때문이다. 생산성의 핵심은 단순화와 집중이다. 복잡함을 제거한 후 가장 본질적인 곳에 에너지를 집중하는 것이다. 생산성의 반대말은 복잡함과 산만함이다. 


 단순한 삶은 본질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본질에 충실한다는 것은 주체적인 삶을 산다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내 역할은 무엇인지, 그것에 충실한지를 생각해야 한다. 불필요한 짐을 덜어내고 소중한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다. 가치 없는 모임과 약속, 너무 많은 회의와 잡담, 과잉 섭취하는 먹거리, 쓰지 않는 물건까지 전부 덜어내야 한다. 단순한 삶이란 정말 소중한 것을 위해 덜 소중한 것을 덜어내는 것이다. 


 단순함이란 본질에 가까운 삶과 더불어 행복한 삶이다. 4월 만개한 벚꽃 나무를 보며 행복을 느껴보았는가. 행복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벚꽃 나무를 소유하지 않아도 벚꽃 나무의 존재를 바라보고 느끼는 감정이다. 우리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려고 하는 면이 있다. 어쩌면 너무 많은 물건으로 집은 복잡하고 어지럽지 않은가. 뭔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물건에 얽매인다는 것이다. 가진 것을 털어내면 그만큼 삶은 홀가분해진다. 물건을 소유해야만 직성이 풀린다면 소유의 삶인 것이고, 사물을 그저 바라볼 줄 안다면 존재의 삶인 것이다. 우리는 산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등산을 하며 건강을 기를 수 있으며 나무를 소유하고 있지 않아도 4월이면 만개한 벚꽃을 마음껏 바라볼 수 있다. 행복은 소유하려 들지 않는 단순한 삶이다. 


 우리는 늘 무언가를 채우려고 한다. 더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더하기 전 앞으로 이렇게 생각해 보자. 여기서 더 뺄 것은 없는지 말이다. 완벽함이란 더할 것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뺄 것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전략이란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기 전에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한 해 농사는 봄에 어떤 씨앗을 뿌리느냐에 달려 있는 것처럼 하루의 품질은 아침을 어떻게 여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여유로운 아침 시간은 여유로운 하루를 선사한다. 아침을 제대로 시작하기 위해서는 저녁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늦은 저녁 모임이나, 자정까지 이어지는 야식은 절대 상쾌한 아침을 가져올 수 없다. 


 중요한 일을 하기 위해 덜 중요한 일을 버리는 것이 집중이며 전략이다. 하루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덜 중요한 것을 버릴 수 있어야 한다. 의례적인 모임과 가치 없는 주기적인 모임은 하루빨리 정리해야 한다. 제한된 시간은 나를 위해 사용해도 부족한 법이다. 무엇을 덜어내야 하는지 끊임없이 생각하라. 하다못해 매일 부족한 수면을 보충할 수도 있다. 


  내 시간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바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늘 시간이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그러나 부족하다고 느끼는 시간은 물리적 시간과는 별 관계가 없다. 어떤 태도와 관점을 갖고 삶을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시간이 없다면서 스마트폰의 정보들은 꿰뚫으며 SNS에 댓글을 달고 있진 않은가. 휴식을 가질 때나 중요한 업무 중일 때는 스마트폰을 멀리해야 한다. 휴식을 가지려고 간 휴양지에서도 스마트폰을 내려놓지 못하고 있었던 과거를 반성해야 한다. 즉각적인 정보를 마약처럼 끊어야 한다.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내 시간을 즐겨라. 생산성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은 모순적이게도 잘 쉬는 것이다. 쉴 때 진정한 휴식을 취한 자는 같은 시간을 일해도 높은 생산성을 보일 것이다.


 우리가 진정 소유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하루'라는 시간뿐이다. 현재의 삶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현재의 소중함을 모르고 무의미한 일상으로 채우고 있다면 미래는 달라질 수 없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매 순간 특별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상에 의식을 불어넣으며 일상에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나쁜 것을 덜어낸 생산성은 어느덧 무의식 중에 좋은 성장을 보인다. 생산성의 핵심은 루틴인 것이다. 의식하지 않은 내가 정한 일을 꾸준히 하는 것. 생산성의 키워드는 단순화와 집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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