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추신

by 가을

불안은 때때로 피어 온몸에 상흔을 남겼다.

생각은 존재와 연결되므로 무시할 수 없었지만

생각조차 않는 진공이 필요했다.

분노는 정당하고 적절할 때 거룩했고

그렇지 않을 때는 슬픔보다 못했다.


나는 분홍색 바다에 몸을 담갔고

우주로 길이 이어지는 동물원에서 눈을 떴다.

삽으로 물을 퍼내어 사자의 눈동자에 담는 일을 계속했다.

우리는 온전해지기 위해 불안을 살갗에 펴 발랐다.

자, 닻을 올리자!


절대자의 평안한 목소리만이 불안의 고리를 끊었다.

나와 내 가족은 영원할 것이다.

내일 아침 보라색 하늘을 향해 걸음을 뗄 테지만

확실치 않은 계획이기에 오늘 모래사장에 묻어두었다.

나는 언젠가 죽을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영원히 모래사장에 덮이지는 않을 것이다.

떠오르는 태양이 지더라도 나의 친구로 남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을 기쁘게 할 이름을 모래 위에 새기며

끝을 알 수 없는 무지개의 빛이 그 위를 덮으며

바람이 우주의 시작에서 죽은 자들의 무덤까지 불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기에 존재하며 영원하다.

불안은 사랑을 이기지 못하며

심장 깊은 바닥에 물방울을 튀기며 잠겼다가 떠내려간다.

아, 나는 곧 빛을 볼 것이다.

모든 것을 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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