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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이름에 의미가 있다는 건 유일에 대한 칭송이다
기도가 담긴 이름을 아이에게 주는 건 보드라운 흙 속에 파묻힌 씨앗에게 스며드는 봄비와 같고
햇살을 머금은 이름이 무럭무럭 자라 다시금 순전한 기도에 닿곤 한다
비와 기쁨의 이름을 가진 아이는 매일 집 앞 울타리 너머 나무에게 인사를 건넨다
비희는 나무에게 이름을 주었다
초롱아, 안녕
좋은 아침이야
오늘도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즐겁길 바라
나는 학교에 다녀올게!
나무는 매일 자란다
머리 위 떠있는 태양을 향해 숨을 들이쉬고 가지를 뻗으며 이파리를 흔든다
이웃집 담장 너머 있는 나무에게 묻는다, 이름이 뭐야?
나무는 대답한다, 이름이 있는 나무는 없어
나무는 말한다, 나는 이름이 있어
이름을 알면 사랑하기 쉬워진다
심장이 펌프질 한 공기가 목을 거쳐 입 밖으로 나올 때 닿는 이름에 전율한다
사랑하고 싶으면 이름을 붙인다
너는 나의 분노보다 더한 슬픔이 되고 끝끝내 닿는 기쁨이 될 거야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나무는 잠시 눈을 감는다
저녁이 되면 기쁨이 뛰어와 이름을 부르고 안부를 물을 것이다
그러면 오늘도 태양을 향해 자랐다고 대답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