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열 벌의 재탄생
허리가 작은 바다 바지 열 벌 정도를 오늘 손 봤다.
미루다 미루다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앞으로 잘 입힐 생각에 기분이 들뜬다.
내 생각에 바다 허리가
평균 이상으로 굵은 건 아니다.
다만 물려준 바지를 입었던 아이들의 허리가
바다보다 좀 얇았을 뿐.
그리고 내가 흘러내리는 바지는 입어도
조이는 바지는 못 입기 때문에
바지 허리가 조금만 조인다 싶어도
안 입히는 것이다.
고무줄을 쉽게 뺄 수 있는 바지는 내가 하고
고무줄이 천과 같이 박음질되어 있어서
다 뜯어야 하는 것은 수선집에 맡겼다.
그런데 수선집에서 넣어준 고무줄이
너무 딱딱하거나 허리가 오히려 큰 것들이 있어서 내가 모두 다시 고무줄을 넣었다.
신기한 건, 고무줄만 새로 넣었을 뿐인데도
마치 내가 만든 옷처럼 애틋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엄마가 손 본, 허리 여유로운 바지 편안하게 입고
오늘도 꺄르르 놀아보자 바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