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참외
"다~ 먹을 거야!"
어린이집에 갔다가 집에 들어오면서
바다가 늘 하는 말이다.
먹는 걸 무척이나 좋아하는 바다가
10시에 가서 5시 반이 넘어 집에 오니
(공동 육아 어린이집은
하원이 5시 반으로 규정되어 있다.)
거기서 마음대로 못 먹은 게 한이 되는지
매일 이 말을 한다.
한이 되겠지.
나도 먹고 싶은 음식을 먹고 싶을 때
마음대로 못 먹는 직장 생활이 싫어서
프리랜서가 되었으니 그 마음 알지 알아.
오늘은 하원 후에 옥상에서
그림 그리기 놀이를 하고 내려오는 길에
때마침 마트에서 참외가 배달되어 왔는데
바다가 그걸 보더니 미친 듯이 환호성을 질렀다.
“우아아아~~~~~~!!!!”
내가 참외를 그려 보자며 요리조리 그리는 동안
바다는 큰 참외 한 통을 손에 들고
내 그림을 곁눈질로 보며
“응! 참외! 음~~!!!”
하고 몇 마디 하는 것 같더니 순식간에
그 참외 한 통을 다 먹어치웠다.
참, 웃기면서도
바다가 그렇게 자유롭게,
맛있게 먹는 게 좋아서 한참을 보고 있었다.
오늘 내가 그린 참외는
그냥 참외가 아니라
바다가 획득한 자유 참외다.
왠지 더 달고 시원한 자유 참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