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두 시간
남편이 두 시간 정도 아이들을 봐준다고
내 시간을 가지란다.
오~ 리얼리?
나는 보려고 마음먹고 있던
영화가 들어있는 컴퓨터를 가방에 급히 때려 넣고
입고 있던 옷 위에 남방 한 장만 잽싸게 걸치고는
바로 집을 나섰다.
집 앞 카페에 가서 앉았다.
아, 이런 세상이 있었지!
후우~!
나는 깊은 숨을 한번 내쉰 후에
컴퓨터를 꺼내 영화를 플레이시켰다.
나를 위해 준비된 향기로운 차를 홀짝이며
편안~하게.
빨리 보려고 점프시켜 넘기지 않고 풀(full)~로.
그런데 영화 음악이 카페 음악 때문에 잘 안 들린다.
주저 없이 카페 종업원에게 가서
“저기, 지금 제가 굉장히 오래간만에
자유 시간을 누리고 있거든요.
영화를 봐야 되는데 소리가 잘 안 들려서요.
음악 좀 꺼주실래요? “
하고 말하는 상상을 잠깐 하다가 영화를 계속 본다.
아, 좋다. 너무 좋다.
진작 이랬어야 했어. 진작.
+
이 날 카페에서 본 영화는 ‘스틸 엘리스’.
여자 주인공의 연기가 살 떨리게 좋았고
셋째 딸 리디아의 캐릭터가 참 맘에 들었다.
나에게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발견하고 집으로 왔다.
하루 두 시간, 내 시간을 갖는 것.
아이들의 욕구가 아닌 나의 욕구를 채우는 것.
바로 이거다.
지금 나에게 절실히 필요했던 것이.
아, 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