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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가르치며 사랑을 배우고 있다

by 아론의책

요즘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중학생까지, 다양한 아이들을 만나며 매일 놀라고 감탄한다.


“선생님, 공간을 뛰어넘는 방을 만들고 싶어요.”

얘는 뭐지? 천재인가?!”


기발한 생각을 내놓는 아이들, 호기심 가득한 질문들이 마음을 두드릴 때면 그 순수함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선생님, 숙제를 해 주는 기계를 만들고 싶어요.”

“날로 먹겠다는 거니?”


아이들 상상력은 매일 날 놀라게 한다.
그 엉뚱한 발상이 귀엽고 기특하다.

그런 그들을 보며 생각한다.


'인간은 천재로 태어나서, 평범하게 죽는 것이 아닐까.'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은 누구보다 창의적인 존재였다. 사회라는 틀에 갇히기 전, 그 어떤 제약도 없이 자유롭게 상상하고, 꿈을 꾸었다.


아이들을 마주하며, 나의 뇌가 조금씩 젊어지는 것 같다.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들이, 아이들을 보며 가능으로 바뀐다.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당신이 살고 있는 세상을 누군가가 만들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그의 말을 들은 뒤, 이런 생각이 뒤 따랐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을 누군가가 만들었다면,
나도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거 아닐까?'


미친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갑자기 게임개발자가 된 것 같은 카타르시스가 몸에 솟아오른다.


어차피 세상을 만든 것은 생각이니까. 나도 나의 생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 존재하는 모든 것은 누군가의 상상과 의지에서 시작되었으니까.


‘내가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면, 정말 그렇게 되겠지. 마치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미친’ 사람들이 진짜 세상을 바꾸어 왔듯이.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다시 정신을 차린다.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말하는 녀석을 보며 다시 생각에 잠긴다.


'나란 사람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진 몰라도 너희들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구나'

아이들을 보며 나를 마주한다.

말을 예쁘게 하는 아이.

호기심이 가득한 아이.

인사를 잘하는 아이.


그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해진다.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보는 나의 시선도 따뜻해진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아이들을 가르치며 사랑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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