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동생이 세상을 떠났다.
#1
나는 자살 유가족이다.
그 일이 있은 이후 막 1년이 지났다.
때로는 엊그제 일 같이 생생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무 일 없었던 것 같다.
동생의 기일을 기점으로 한 달 전부터 나는 부쩍 예민해져 있다.
감정의 폭도 높낮이가 깊어졌다.
내가 새로 꾸린 가족들을 위해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다시 열심히 살아보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지만
그래도 늘 슬픔과 우울이 내 곁에 남아있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나를 보고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화를 내기도 하고, 일에 몰두하기도 하며 이 모든 것들이
에너지가 바닥을 치고 올라왔기에 가능하다고 얘기해준다.
#2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꽤 오랫동안 했다.
나는 늘 무슨 일이나 고민이 생길때면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여다보곤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을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니,
주로 책을 통해 알고자 했다.
동생 일을 겪고 나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책을 찾고, 사고 차마 다 읽지는 못했지만
많은 자료가 있지는 않았다.
아마도 사회에서 암묵적인 금기어로써,
그것이 세상에 드러나서는 안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인걸까
TV에 연예인 혹은 유명인들이 운명을 달리했을때마다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 사람의 슬픔에 나도 슬퍼졌지만, 남겨진 가족들의 아픔까지 알 도리는 없었다.
어떻게 시작을 하고 끝을 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나를 위해, 또 다른 나와 같은 아픔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동생을 평안히 내 마음에서 보내주기위해
나는 이 주제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