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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나 Jul 16. 2024

엄마의 취향

나의 새로운 그릇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내가 갖고 있던 모든 관심사 앞에는 ‘아이의’라는 주제가 붙었다. 옷을 사도 아기옷, 책을 읽어도 육아서, 깨지기 쉬운 예쁜 그릇보다 아기 전용 식기, 내가 쓰는 것이 아닌 아기를 위한 가구 같은 것들 말이다. 내 옷, 내 물건보다 아기에게 뭘 입힐지, 뭘 해줄지 고민하게 되었다. 실로 오랜만에 나를 위한 선물을 받았는데 받은 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볼 때마다 흡족하고 아주 마음에 든다.


사회 초년생 시절 다니던 회사에서 만난 언니 동생들은 현재 친한 친구 모임이 되었다. 우리들은 취향이 참 잘 맞았는데 특히나 맛있고 예쁜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 보니 좀 더 좋은 곳에 가고 싶어 졌고 유명한 파인다이닝들을 자주 다녔다. 파인다이닝은 의외로 취향에 맞는 사람이 잘 없다.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모를까 밥 한 끼에 그렇게 큰돈을 쓰는 걸 좋게 보지 않는 친구들도 많았고 미식적인 부분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많다. 다행히 우리는 한 사람도 빠짐없이 서로의 취향 맞음에 만족도가 최상이었다. 그렇게 서로의 취향이 잘 맞을 것 같은 편집샵, 브랜드들을 찾으며 모임을 주기적으로 운영하게 되었다.


이 모임에서 받은 생일 선물이 바로 편집샵에서 데려온 기물들이다. 뽑아내지 않은 모양새와 더불어 세라믹이 주는 질감과 색감들은 뭔가 따스함을 준다. 사용하기 편하진 않아도 한 끼를 먹어도 스스로 대접하는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먹는 한 끼가 굉장히 소중해지는데 다이어트 중인 지금의 상황과도 잘 맞물린 선물이다.


이렇게 온전히 아기만을 향했던 시간에도 조금씩 내가 비집고 들어오는 틈이 생기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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