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주가를 위한 건강식 안주

by 아르페지오

우리 부부는 삼십 대에는 술을 거의 먹지 않았다. 나의 남편은 자발적 왕따(?) 기질이 있어 회사 회식도 참석하지 않았고 나는 남편 같은 깡은 없었으나 술을 강요하는 회식 문화가 싫어서 술을 못 한다고 둘러대면서 근근이 버텨왔다.


그런 우리가 사십이 넘고 오십이 되면서 술을 즐기게 되었다. 정확한 계기는 기억나지는 않지만 프리세일즈 엔지니어이던 남편이 영업직으로 전환하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 것 같고 둘 다 이십 년이 넘게 회사 생활을 하다 보니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이 생겨서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즐거움을 알게 된 이후부터 마시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을 거의 만나지 않으니 집에서 남편과 맥주 한 잔, 와인 한 잔 하는 것이 낙이 되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술을 마시면 살이 금방 찌는 편이라 칼로리가 낮은 안주를 찾으려고 고민을 많이 하는데 우리가 자주 먹는 안주 레시피를 소개해보려고 한다.


황태채 구이와 까르보 불닭 소스는 우리가 가장 즐겨 먹는 안주이다. 레시피도 너무 간단한데 슈퍼에서 파는 황태채를 사서 마른 팬에 3~5분 정도 볶아주기만 하면 된다. 이때 절대 프리이팬에 기름을 두르면 안 된다. 마른 팬에 볶아서 노릇노릇하게 굽는 것이 포인트이고 고추장, 고추냉이 마요 소스 등과 같이 먹으면 되는데 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까르보 불닭 소스를 찍어 먹는다.(까르보 불닭 소스는 불닭 볶음면의 소소로 마트나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부드러운 맛을 좋아한다면 까르보 불닭 소스에 마요네즈를 약간 섞어서 먹어도 맛있다. 황태채는 한 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볶아야 하는데 손질하기가 귀찮다면 조금 더 비싼 손질 황태채를 사면 된다.

(참고로 주점에서 파는 먹태 구이는 대부분 버터에 볶은 거라 칼로리가 높은 편이다. 버터는 10g에 70 칼로리나 되는데 맛깔스러운 먹태 구이를 만들려면 버터를 아주 넉넉히 넣어야 한다. )

구운 황태채와 까르보 불닭 소스


꽃새우깡은 새우깡을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안주이다. 나는 새우깡과 맥주를 먹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데 새우깡은 칼로리가 너무 높아서 먹을 때마다 죄의식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 꽃새우를 프라이팬에 볶아서 먹어봤는데 바삭바삭하고 과자 같은 식감이 나서 안주로 즐겨 먹게 되었다. 나는 멸치나 마른 새우를 볶을 때 절대 기름을 두르지 않는다. 꽃새우깡을 만들 때도 프라이팬을 적당히 달군 후 마른 꽃새우를 넣고 5~7분 정도 볶는다. 꽃새우가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다음 꺼내서 식히면 아주 바삭바삭하고 훌륭한 안주가 되는데 중요한 것은 반드시 넓은 접시에 담아서 완전히 식힌 다음에 통에 보관해야 바삭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뜻한 상태로 통에 넣어서 보관하면 습기 때문에 눅눅해져서 하루만 지나도 먹기 싫어진다. 참고로 꽃새우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나는 엄지손톱 정도 크기의 두절 꽃새우로 새우깡을 만든다.

천연 꽃새우깡

김구이는 남편이 좋아하는 안주이다. 우리 부부는 참기름과 소금으로 양념된 김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집에는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바삭하게 구운 김이 밑반찬으로 항상 구비되어 있다. 어느 날 남편이 혼자 맥주를 마시다가 안주가 없어서 김구이를 먹었는데 맥주와 잘 어울리는 것을 발견한 후 안주로 즐겨 먹게 되었다.

김구이 레시피는 정말 간단하다. 김에 아무것도 바르지 않고 프라이팬에 구우면 된다. 그리고 구운 김도 완전히 식힌 후에 통에 넣어서 보관하면 일주일 정도는 바삭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

김구이


멸치 과자는 칼슘 섭취를 위해 내가 즐겨 먹는 반찬 및 안주이다. 멸치 과자도 꽃새우깡 레시피와 비슷한데 프라이팬을 달군 후 멸치를 넣고 노릇노릇할 때까지 볶아주면 된다. 크기가 큰 멸치보다는 작은 멸치가 먹기 좋고 (큰 멸치는 내장 맛이 나서 좀 비릿할 때가 있다.) 이것도 완전히 식힌 후 통에 담아서 보관하면 일주일 이상 바삭하게 먹을 수 있다.

멸치 과자

천하장사 소시지와 까르보 불닭 소스는 레시피가 따로 없고 그냥 먹기만 하면 되는 안주이다. 사실 천하장사 소시지와 비슷한 유사품들이 많은데 칼로리를 비교해 보면 다른 것들은 도저히 먹을 수가 없다. 유사한 제품들의 칼로리를 비교해 보면 천하장사 소시지의 두 배가 넘는다. 이 천하장사 소시지는 한 개에 41칼로리라서 안주로 2~3개를 먹어도 부담이 없고 어릴 때부터 먹던 간식이라 그런지 왠지 기분도 좋아진다. 약간 스트레스를 받은 날에는 천하장사 소시지를 까르보 불닭 소스에 찍어 먹는데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제공하는 최고의 안주이다.

천하장사 소시지와 까르보 불닭 소스


이렇게 다섯 가지의 안주가 우리가 즐겨 먹는 칼로리가 낮은 안주들이다. 천하장사 소시지만 빼면 모두 한 통을 다 먹어도 100 칼로리가 되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고 칼슘과 각종 영양소도 있는 자연식품이라 건강에도 도움이 될 거라 위안하며 오늘도 우리 부부는 맥주 한잔할 예정이다.

어쩌다 보니 애주가가 되었지만 그래도 조금이나마 건강하게 술을 먹기 위해 만들어 고안해 낸 안주 다섯 가지와 건강 샐러드로 무료한 하루하루를 버터내고 있다. 얼른 모든 상황이 좋아져서 외식도 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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