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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Jul 07. 2024

무의미의 의미

'무의미의 공백과 멈춤(틈의 간격 안에서의 재구성)'


잠을 자야 하는데 나의 뇌는 아직인가 봐. 유튜브를 들으면서 배 깔고 누웠어. 이때 유튜브는 그냥 배경 음악처럼 다가와. 집중하다 말다 하는 와중에, 나는 지금 머릿속이 흘러가는 대로 따라가게 돼. 그래서 유튜브를 틀어 놓고 생각을 하는 중에 이건 음악 듣고 있는 중이구나라고 생각했어. 한쪽 다리를 개구리처럼 펴서 소파 아래로 떨구고, 한쪽 다리로는 소파 바닥을 툭툭 내리치고 있는 내 풍경을 보았어. 그때 내가 '멈춤'에 있다는 것을 지각했어. 이런 무의미적인 신체 움직임은 내 의지는 아니었어. 그런 신체의 움직임에서 무의미가 전달되었어. 그런데 이런 무의미의 무료함이 실은 또 다른 반복이란 자각이 왔어. 이런 느낌은 시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어. 생각해 봐!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을 벗어나서 갑자기 무의미적인 행위를 하거나 무료함에 몸을 맡긴다면, 그것은 사이 시간일 테지. 불현듯 어떤 틈이 생긴 거지. 반복적인 일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우리의 인식 상에서 보자면, 그것은 어떤 간격 같은 것일 테지. 속도가 조절되는 중에 갑자기 텅 빈 시간이 모습을 드러낸 거지. 그때 인간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공백은 인간은 멈추게 만드니까. 갑자기 끊긴 거지. 길을 가다가 갑자기 길이 끊긴 그런 느낌인거지. (여기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떠오른다면 그 역시 어느 면에서는 유사한 것이므로 맥을 제대로 짚은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그 길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길이야. 여기서 새로운 길이 만들어지는 중인 거지. 바로 그것이 변화야. 길이 쭉 이어져서 연결만 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해. 무의미와 무료함 그리고 갑자기 멈춰 있는 듯한 느낌은 휴식이 아니라 조정인 거야. 이상한 건 빈 공백감의 시간이 반복적으로 찾아온다는 것이지. 나는 이러한 패턴은 큰 틀에서 일어나는 조정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이를테면 어떤 것이 재구성되는 동안 사람은 그 사이의 간격 안에 갇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대체로 사람은 이런 시간이 찾아오면 당황하거나 허무해하거나 어떤 좌절감과 무기력에 자신을 맡겨버리는 것 같아. 아마도 그 텅 빈 공간감과 멈춤의 감정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일 거야. 그런데 말이야! 그것을 그냥 감당하라고!


#무의미의의미

#장맛비가온다_오늘은_문득_이_사진이_눈에_들와왔다_어느날_문득_드러난_후에_미완의_것으로_남은_것들은_실은_그_자체로_이미_완결된_것인지도_모른다_그리고_다시_재구성되는_것인지도

#미완의_것들은_인간행위의_반복을_통해서_양식화시키지_않았던_것에서_비롯

#그런데_예술은_일기일회_그러므로_오히려_완성

#사진을_찍기위한_연출_그_차체로_미학을_추구

#자기안의_예술성을_표현하는_것이_바로_연출

#자기안의_세계를_드러내는_연출_디렉터의관점으로_올라서기 #이것도_반복이며_그것은_더_큰_사이클이므로_비반복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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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9년 어느 날의 '가인차도'에서 '말차  행다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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