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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베이커 Jul 07. 2023

[MEET] 고영훈

도공의 정신을 담아 붓으로 빚어낸 달항아리

[MEET] 고영훈 © 2023. ART BAKER


#독자적리얼리즘

#재현을넘어선실재

#시간이담긴그림

#한국최초베니스비엔날레참여


MEET
고영훈



오늘의 [MEET] 시리즈에서 만나볼 작가는 고영훈(b.1952-)입니다.

실제를 넘어선 실재를 그리는 고영훈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나볼까요?





01 독자적인 리얼리즘의 탄생


<Stone Book 87-7C>, 1987 © 아시아투데이


고영훈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학위를 수학하자마자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대상의 형태를 치밀하게 관찰하여 세밀한 필치로 표현하는 그의 작품 경향은 새로운 리얼리즘을 지향합니다. 작가는 , 깃털 등의 평범한 사물부터 달항아리까지의 한국적인 정서가 담긴 오브제를 극단적이고 사실적으로 묘사했습니다. 그의 고유한 작업 방식은 존재에 대한 사유에서 출발해 격렬한 질문을 동반하여 소용돌이치듯 변해왔습니다.




02 재현을 넘어선 실재의 아름다움


<만월>, 2020 © 가나아트


작가는 도공의 마음으로 캔버스 위에 담아낸 도자기를 통해 재현을 넘어선 실재(實在)를 그려냈습니다. 작가는 현실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달항아리를 상상에 의존해 그립니다.


2002년부터 도자기를 꾸준히 탐구한 작가는

"화면 속 도자라는 소재를 통해 허구의 도자기를 그리고자 한다"라고 말하며,

"도자기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담고 있는 아름다움의 드러내고자 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발>, 2013 © Seoul Art Guide


실제로 그의 작품 속에서는 무엇이 실재이고, 환영인지 분간하기가 어렵습니다.

고영훈 작가의 '달항아리 시리즈'를 보면 대상의 사실적 묘사에서 '눈속임이란 환영의 세계'가 확인되며, 감정이입이 된 대상을 재구성하는 추상화가 연상됩니다.


1970년에서 2009년까지 공간과 체계에 대해 순응하며 관찰되는 대상을 뚜렷하게 그렸다면,

2010년대에 와서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의문을 바탕으로 대상을 흐릿하게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03 꽃이 피고 지듯 흐르는 시간 속에서


계절이 바뀜에 따라 피고 지는 꽃을 바라보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사라지는 것을 그림에 표현한 작가는 '시간을 늘어뜨려' 표현하였습니다.


비가시적인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기억과 시간의 영역에서 깊어져 관념적인 작업 활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이전의 정교하고 섬세했던 작업에서 다각화된 시점으로 묘사한 근작에서는 잔잔한 울림과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2021 © 가나아트


현재 작가에게 있어 존재란,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왕래하며 과거, 현재, 미래를 포함하는 확장된 개념입니다.


이전의 연작에서는 현재의 찰나를 포착했다면 근작에서는 '나'를 입체적으로 표현함으로써 "멈춰진 순간을 넘어 시공간으로 부유"합니다.


묘사하는 대상과의 교감이 없이 탄생할 수 없는 환영의 세계는 사물의 완벽한 재현 너머의 연장선에서 출발합니다.




04 한국 작가 최초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


<Whether Flowers and Butterflies>, 2014 © Seoul Auction


고영훈은 그가 35살이 되던 해인 1986년 한국에서는 최초로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여했습니다.


당시에는 한국관이 없었던 터라, 이탈리아관 한 모퉁이를 할애받아 전시를 했어야 했습니다.


이때, 그의 작품 중 사실적인 '돌 시리즈'가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 눈길을 사로잡으며 대한민국 대표 화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1996년에는 국내 최초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품 판매시장인 바젤 아트페어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했습니다.


뉴욕, 일본, 유럽 등지에서 꾸준한 전시를 열고 있으며, 현재는 부암동 작업실에서 지난 40여 년간 지속된 치열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작가의 작품은 고흐, 베르베르, 반 아이크 등의 명작이 속한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컬렉션을 비롯하여, 미국 디트로이트 미술관, 프랑스 루네빌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호암미술관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이번 Art Baker의 [MEET] 시리즈에서

다섯 번째로 만나본 작가는 한국의 독자적 리얼리즘을 창조한 고영훈이었습니다.



Meet another [MEET] series!


지난 [MEET] 시리즈에서 나누었던 마리나 아브라모비치(Marina Abramović)의 이야기,

'삶과 예술이 만나는 순간'으로 가보실까요?



글에 대한 감상을 자유롭게 남겨주세요!





참고문헌







© 2023. Art Baker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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