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현대미술의 세계 무대 장악을 꿈꾸는 주요 인물 6인은 누구일까?
지난 2022년, '프리즈(Frieze)'가 아시아 최초 서울에 상륙하며 '프리즈 서울 2022(Frieze Seoul 2022)' 및 '키아프(Kiaf)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습니다. 아시아 미술시장, 더 나아가 전 세계 미술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한편,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는 쿠사마 야요이(Kusama Yayoi),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 무라카미 다카시(Murakami Takashi) 등을 배출한 일본 아트씬은 많은 이들에게 한국, 홍콩 및 중국 등 주변국들보다 뒤처지는 이유에 대한 의문을 남긴 채, 여러 우여곡절과 성장통을 겪고 있습니다.
도쿄 겐다이(Tokyo Gendai)는 VIP를 위한 7월 6일 프리뷰 데이를 포함하여, 오늘 7월 7일부터 9일까지 열립니다. 겐다이는 일본어로 현대(contemporary)를 뜻합니다. 도쿄 겐다이가 개최되는 퍼시픽 요코하마(Pacific Yokohama)는 1992년 도쿄 아트페어가 처음으로 열린 장소이기도 합니다. 도쿄 겐다이는 올해 새롭게 시작되는 가장 기대되는 페어 중 하나로, 일본에서 최소 30년 만에 열리는 첫 국제 아트페어이기도 합니다.
세계 최고 아트 페어에 전통적으로 참여해 온 대형 갤러리인 가고시안(Gagosian), 페이스(Pace), 하우즈앤워스(Hauser&Wirth),데이비드 즈워너(David Zwirner)와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리만 머핀(Lehmann Maupin), 글래드스톤(Gladstone)과 같이 아시아에서 영향력 있는 블루칩 갤러리 일부가 빠져있다는 사실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오늘 [아트 한입]에서는
국제 아트페어로서의 위상을 다지고,
다시금 일본 현대미술의 꽃을 피우기 위한
이번 도쿄 겐다이의 전략과 주요 특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도쿄 겐다이의 공동 설립자이자 홍콩 아트페어의 총괄 책임자인 매그너스 렌프루(Magnus Renfrew)는 지난가을 컨퍼런스에서 도쿄는 월드 클래스의 미술 시장에 필요한 양질의 창의적인 결과물과 자본을 이미 갖추었기에, 열정적인 아트 컬렉터와 새로운 관람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촉매제"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번 아트페어에서 현대미술에 초점을 맞추며 이전의 일본에서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주어, 일본의 현대미술이 국내외로 주목을 받게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페어에서는 예술계와 문화 관광 발전의 지원을 위해 일본 관광청으로부터 받은 미지정 금액의 지원금을 사용하여 일본 전역의 문화적 꽃을 조명하는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메가폴리스(Megalopolis)에서 기차로 조금만 가면 나오는 요코하마는 최초의 근대 일본 국제무역의 중심지 중 하나로 성장하였습니다. 주최 측은 이번 여름, 해외 갤러리의 작품이 일본으로 들어올 때, 10%의 세금 선납에서 제외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참여하는 74개의 갤러리 중 약 60%가량이 해외에서 옵니다.
참여 갤러리 중 블루칩 갤러리로는 알민 레시(Almine Rech), 블럼 앤 포(Blum&Poe), 잭 쉐인만 갤러리(Jack Shainman Gallery), 페로탕(Perrotin), 세이디 콜즈 HQ(Sadie Coles HQ)등이 있습니다.
도쿄 겐다이의 특별 큐레이션 섹션은 "꽃(Hana)", "꽃봉오리(Tsubomi)", "가지(Eda)", "씨앗(Tane)", "뿌리(Ne)"입니다. 그들은 각각 신진 및 중견 작가 및 일본 여성 현대미술 작가, 아시아에서 중요한 인물, 디지털 미디어, 미술을 옹호하는 지역 재단을 집중 조명합니다.
한편, 이번 페어의 주요 스폰서인 SMBC의 프라이빗 뱅킹 책임자인 카츠노리 다카하시(Katsunori Takahashi)는 북미와 유럽 금융 기관에 비해 일본의 금융 기관이 "제한적인 기여만을 하고 있다"라고 하며, SMBC가 주요 스폰서로서 '일본의 미술 시장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나아갈 수 있는 아주 작은 발걸음'을 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상업성과 창의성의 교차 수분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말하기는 이르지만, 마침내 일본 현대미술 시장이 세계적인 규모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자원을 가졌다는 것을 믿는 여섯 명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요시토모 나라를 발굴한 아트 딜러부터 정신과 전문의인 아트 컬렉터까지 쟁쟁한 라인업을 소개합니다!
에리 다카네(Eri Takane)
도쿄 겐다이 디렉터
세계를 누비며 다방면에 걸친 경력으로 도쿄 겐다이의 헤드로 선출된 에리 다카네의 주요 희망은 이번 해의 아트 페어가 더 큰 교류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컬렉터, 큐레이터 및 다른 분들이 더 큰 교류를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어떻게 구축할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라고 아트넷 뉴스에 말했습니다. 갤러리 경영 외에도 다카네는 도쿄 겐다이의 형제급인 타이베이 당다이(Taipei Dangdai)에서 VIP 관계 유지,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 and Culture) 일본 지사 자문을 하였으며, 뉴욕 일본 재단(Japan Foundation)에서 일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성장에 대한 일본 라디오 프로그램의 사회자이기도 했습니다.
다국적 행사를 준비하는 동안, 다카네는 페어의 지리적 특징을 강조하는 것을 염두에 두며, 일본의 더욱 넓고 지역적인 문화를 강조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조직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나오시마, 오다와라, 군마, 사이타마와 같은 도쿄 외 지역을 소개하기 위해 지역 예술가 및 기관과 협력하여 기쁩니다."라고 전했습니다.
수오 미즈마 (Sueo Mizuma)
미즈마 아트 갤러리 Executive Director
1994년 미즈마 미술관은 미즈마 미술관은 아직 국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 흥미로운 현대미술 작가들을 발굴하기 위해 문을 열었습니다. 미즈마는 마코토 아이다(Makoto Aida)와 아리카 야마구치(Arika Ymaguchi)와 같은 일본 최고의 미술가들의 경력 시작에 도움을 주었으며, 최근의 동남아 작가를 일본에 소개하고, 싱가포르와 일본 등에 공간을 마련하여 전 세계의 일본 작가들에게 기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자문 위원회의 일원으로서, 미즈마는 정부와 로컬 아트씬 사이의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도쿄 겐다이의 토대를 마련하였습니다. 그는 일본의 경제 성장과 이러한 규모의 국제 아트페어의 등장에 대해 높은 흥미를 보이며 "일본 미술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 페어는 예술가의 재능을 겨루는 전쟁터이다."라고 했습니다. 도쿄 겐다이에서 방문객들은 미즈마 미술관을 대표하는 뉴욕 기반의 만화가 아키노 콘도(Akino Kondoh)의 작품을 도쿄 공간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팀 블럼(Tim Blum)
블럼 앤 포(Blum and Poe) 공동 창립자
도쿄 겐다이 선정 위원회로 선출된 팀 블럼은 수십 년간 일본에서 살며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 L.A. 아트씬의 모습을 만들며, 미국 현대미술을 이끌고 있는 블럼 앤 포(Blum and Poe)는 요시토모 나라와 같은 팝아트 작가를 세상에 알리고, 전후 미술 운동인 모노하의 전 세계적 부활을 이끌며 일본 현대미술의 선두에 서게 되었습니다.
‘모노하’(もの派)란?
'물파(物派)' 혹은 '모노파'라고도 불리는 1960-1970년대 일본을 대표하는 현대미술 경향. 물체 그 자체에 대한 탐구를 통해 미학적인 면을 발견하는 예술 운동.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사물 혹은 인식이 아닌 사물 고유의 세계를 등장시켜 이를 예술로 제시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한국의 현대미술가들이 가장 관심을 많이 가졌던 일본의 현대미술.
한국에 단색화가 있다면 일본에는 모노하가 있음. 출발 시기가 1970년대 초반에 일어난 단색화 운동과 비슷.
모노하의 중심 작가인 이우환(b.1936-)은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양국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데 큰 역할. 나카하라 유스케, 미네무라 도시아키 등 모노하의 이론을 뒷받침한 일본의 평론가들은 한국의 단색화에 관한 많은 비평문 작성.
© 김달진미술연구소, 중앙선데이
팀 블럼은 일본 창의성의 잠재력을 여전히 발견하고 있으며, "일본에 매우 흥미롭고 재능 있는 젊은 작가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으며, 특히 포스트-포스트-슈퍼플랫 스타일로 작업하는 작가들이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려는 시도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슈퍼플랫(Superflat)이란?
미술가 무라카미 다카시가 주도한, 일본 만화와 아니메의 영향을 받은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사조.
"무라카미 다카시가 일본의 시각 예술, 애니메이션, 대중문화 및 순수 예술의 평평한 모습, 그리고 "일본 소비문화의 얄팍한 공허함"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한 단어.
무라카미는 슈퍼플랫을 넓은 범위에서 정의하기 때문에, 주제는 소비주의, 성적 페티시즘, 성장에 대한 공포, 오타쿠, 전후 일본 문화 전반을 포괄하는 사회 구조와 잠재적 욕망 등 매우 다양함.
슈퍼플랫은 "소플로 슈퍼플랫(SoFlo Superflat)"이라는 분파를 만든 미국 미술가들에 의해 수용됨.
© 위키백과
미치코 카사하라(Michiko Kasahara)
아티존 미술관(Artizon Museum) 부관장
미치코 카사하라는 유리 야마다와 함께 "꽃봉오리(Tsubomi)" 코너를 기획하였습니다.
'츠보미' 코너에는 여성 현대미술 작가 5인: 화가 레이코 이케무라(Leiko Lkemura), 멀티미디어 작가 쿠니 수기우라(Kunié Sugiura), 사진가 유리 나가시마(Yorie Nagashima), 토모코 요네다(Tomoko Yoneda), 아야카 야마모토(Ayaka Yamamoto)가 참여합니다.
"'꽃 봉오리'는 무언가의 시작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 코너에 참여하는 작가의 작품은 이미 수십 년 동안 만개했습니다"라고 카사하라는 말했습니다. 동시에 그는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었을 때, 어떻게 새로운 관점과 힘을 만들어낼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前 도쿄 사진 미술관의 큐레이터, 비평가 및 강연자였던 카사하라는 현대 일본 사진 분야의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이번 페어에 참여하지 않은 여성 작가들도 그들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더 많은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유리 야마다(Yuri Yamada)
도쿄 사진 미술관 큐레이터
도쿄 사진 미술관(Tokyo Photographic Museum of Art; TOP Museum)의 큐레이터인 유리 야마다는 1950-60년대 스트리트 스냅사진부터 1970-80년대의 "프로보크(Provoke)" 시대, 1990년대 여성 사진가의 부상까지 일본 현대미술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사진의 예술성을 인식해 왔습니다.
야마다는 이번 전시에서 "꽃봉오리(Tsubomi)" 코너의 층별 배치도(floor plan)를 디자인하였습니다.
야마다는 "여러 세대와 분야의 다섯 작가의 작품이 일본 여성이 직면한 세상의 '지금'을 보여주며, 상당한 에너지를 발산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류타로 다카하시(Ryutaro Takahashi)
정신과 전문의, 컬렉터
류타로 다카하시는 1990년대 그의 도쿄 정신과 클리닉 대기실을 장식하기 위해 미술품 컬렉팅을 시작했습니다. 그가 수집한 안토니 클라베(Antoni Clavé의 Tàpis 시리즈의 석판화에 만족하지 않고, 그는 일본 현대미술에 대한 예리한 시각을 발전시키며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등의 작가 작품을 탐색했습니다. 다카하시가 수집한 3,000여 점의 작품은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이며 국내외 전시에 자주 소개되는데요. 그의 컬렉션은 코헤이 나와(Kohei Nawa), 키시오 수가(Kishio Suga), 타다노리 요쿠(Tadanori Yokoo)와 아이코 미야나가(Aiko Miyanaga)등의 작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 일본 경매의 성공을 살펴보았을 때, 미술시장에 유입되는 젊은 세대와 외국 컬렉터의 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가장 인기 있는 부스 중 하나는 도쿄의 카이카이 키키 갤러리(Kaikai KiKi Gallery)로, 매드사키(MADSAKI)의 작품 3점이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카이카이 키키 갤러리의 국제 판매 관리자인 Kayla Dahee Kim은 미스터(Mr.)의 작품 12점이 완판되었으며, 오타니 워크샵(Otani Workshop)의 도자기 작품이 원활히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나, 한국과 대만 컬렉터의 참여로 갤러리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덧붙였습니다.
도쿄 기반의 난즈카 갤러리(NANZUKA)에서는 류이치 오히라(Ryuichi Ohira)의 <The Circuit>을 비롯하여,
게리 카드(Gary Card)의 마스킹 테이프 그로테스크, 하로시(Haroshi)의 스케이트보드 데크 부두 인형, 하지메 소라야마(Hajime Sorayama)의 <Sexy Robot Floating Bronze>(2022) 등의 작품이 특징적이었습니다.
가장 큰 부스를 차지한 베이징의 탕 컨템포러리 아트(Tang Contemporary Art)는 아이 웨이웨이(Ai Weiwei)와 웨민쥔(Yue Minjun)과 떠오르는 작가의 작업을 선보입니다.
뉴욕 잭 샤인먼 갤러리(Jack Shainman Gallery)의 토인 오지 오두톨라(Toyin Ojih Odutola)는 2017년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에서 선보인 작품과 같이 두 명의 나이지리아 귀족 가족을 중심으로 하거나, 2020년 런던의 바비칸 센터에서 의뢰받은 나이지리아의 원시 문명의 고대 신화를 소재로 한 작품을 선보입니다. 살짝 추상적인 배경과 분리된 인물이 특징적입니다.
일본의 유리 공예 작가인 교토 기반의 니요코 이쿠타(Niyoko Ikuta)의 입체 작품은 페어가 열리고 채 한 시간이 되지 않아 바로 판매되었습니다. 정교하게 제작된 이 작품은 수작업으로 잘라낸 수십 장의 유리판을 사용하여 그릇 모양의 파도 모양을 만들고 있으며, 각도마다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름다움이 단 하나의 진실이라는 불교 원칙을 적용한 'KU' 시리즈는 작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며 갤러리에서 그 진실을 찾는 시리즈입니다.
위의 작품 외에도 도쿄 겐다이에 참여한 갤러리 중
'블럼 앤 포(L.A., 뉴욕, 도쿄)는 요시토모 나라(Yoshitomo Nara)의 작품을,
세이디 콜즈 HQ(런던)는 영국 예술가 사라 루카스(Sarah Lucas)와 조나단 린든 체이스(Jonathan Lyndon Chase)의 작품을, Scai The Bathhouse(도쿄)는 코헤이 나와(Kohei Nawa)의 설치 작품을, 다카 이시 갤러리(Taka Ishii Gallery)(도쿄, 홍콩)은 오스카 무릴로(Oscar Murillo), 아담 펜들턴(Adam Pendleton), 제이드 파토유티미(Jadé Fadojutumi)의 작품을 소개했습니다.
첫날, VIP 프리뷰에서 Executive Director 비비엔 하(Vivienne Har)는 약 130-390억 원(USD 10.000-30,000)에 달하는 작품의 거의 대부분을 판매하여, 대략적으로 그들의 비용을 충당하였다고 밝혔습니다.
페어에는 한국, 대만, 홍콩 등의 해외 컬렉터 및 일본의 컬렉터들이 방문했으며, 첫날 매출이 전혀 없던 몇몇 갤러리도 있었습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 버금가는 엄청난 성과는 아니겠지만, 도쿄 미술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도쿄 겐다이의 현장이었습니다.
지난 [아트 한입]에서는 런던 필립스 6월 경매의 주요 기록을 중심으로 미술시장 소식을 살펴보았습니다!
최저 추정가의 17.78배에 거래된 작품부터 21만 원에 판매된 작품까지 모두 만나보러 가시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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