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싶은 크리에이터의 발상법
판타지 소설에 등장하는 동물은 특수한 힘을 가진다. 잘 알려진 그리핀(Gri on), 케르베로스(Kerberos), 페가수스(Pegasus), 드래곤(Dragon) 등은 기이한 능력을 갖춘 강력하고 위협적인 동물이다. 신성한 힘을 상징하는 유니콘도있다. 우리나라 설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구미호는 평상시에는 예쁜 여자로, 사냥할 때는 여우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능력이 있다.
실존하지 않지만, 상상이라는 여과장치를 통해 새롭게 탄생한 동물은알고 보면 친숙한 여러 동물의 형체와 능력들이 섞인 결과이다. 즉, 판타지 동물들은 다양한 관찰들이 모여 하나의 형체로 탈바꿈한 것이다. 예컨대, 유니콘은 뿔+말의 몸체+새의 날개가 조합된 형체이며, 드래곤은 용+박쥐의 날개,용은 낙타의 머리+사슴뿔+뱀의 몸체+잉어의 비늘+매의 발톱이 섞인 형체이다.
용은 중국인들이 상상해온 가장 최고의 힘을 가진 동물이었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능력이 조합된 형체를 가진 동물은 인간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인간은 한번도 보지 못한 것을 그리지못한다고 한다. 특수한 능력을 가진 동물들의 탄생은 탐색을 통해 동물들의 장점을 찾아 조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탐색은 사물이 가진 형체와 특징, 현상을 찾는 행위이다. 창의성을 계발하기 위해서는 자세히 또 유심히 관찰하는 힘을 기르고, 본 것을 표현한 뒤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관찰을 통해 발견해 낸 사실은 연결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고양이를 유난히 좋아한다. 고양이는 새로운 물건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탐색을 즐긴다. 때론 차고나 세탁기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도 발생하지만, 고양이의 호기심은 자신에게 해로운 물건인지 아닌지 조사하는 생존수단이기도 하다. 캣타워에는 고양이가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출입구가 있다.
고양이는 자신의 몸을 간신히 넣어 공간 안으로 들어간다. 어떤 것도 없다는 것을 알고 밖으로 나오지만, 다시금 공간 안으로 들어가여러 번 탐색한다. 새로운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이다. 고양이는 고도의 집중력으로 온몸의 신경을 모아 새로운 물건을 탐구한다. 날아다니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잡으려 하고, 바스락 소리가 나는 종이를 건드리고, 물고, 끌어가며 사물의 특징을 연구한다.
이외에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는 발끝으로 걷는 도도한 걸음, 나지막한 소리로 ‘냐~옹’하며 다가와 비비는 교태, ‘갸르릉’ 거리며 눈웃음 짓는 얼굴도 한몫한다.
호감이 가는 개체가 있다면 통하는 부분이나 닮은 점이 있다고 말하지않던가?
고양이의 호기심 어린 행동은 나와 닮은 부분이 많다. 나는 늘 다니던길에 싫증을 느끼면 골목길을 돌아 새로운 길과 지름길을 기어코 찾아내곤 한다. 대형마트를 가면 필요한 물건만 사서 나오지 않고, 한 바퀴 돌아 새로운 물건이 입고되지 않았는지 살핀다.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음식, 신기한 식물은 사진을 찍어 꼭 남겨둔다.
탐색은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내가 늘 하던 일에서 벗어나 다른 일을 배우거나 경험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장을 봐온 물건들을 늘어놓고 장점만 연결하여 조합해보자. 탐색 활동에 익숙해지면 유용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것이다.
특별한 고양이 동물친구 덕분에 탐색하는 법을 배웠다. 인류는 인간에게 없는 능력을 갖춘 동물을 신으로 숭배하거나, 마법과 같은 신비스러운 힘을 가졌다고 믿어왔다. 고양이는 이집트 문명에서 각종 설치류를 죽이는 사냥꾼으로 주목을 받았고, 흑사병도 고양이가 벼룩을 죽임으로써 병균이 전염되는 것을 막아 일부 지역으로 한정될 수 있었다. 마법에 있어 동물들의 수호능력을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동물들의 신비한 능력은 인간에게 득이 되거나 해가 될 수 있는 양 갈래의 길에 놓여 있다.
테리 브룩스의 『판타지 레퍼런스 작가를 위한 창작 가이드』에서 동물의 신비한 능력이 묘사되어 있다.
•고양이: 강력한 보호자, 정령을 보는 자, 독립성, 자신감, 비밀을 캐는 자, 변신
[상상 그 찰나를 그리다] 본문 중...
글.그림 뽀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