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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JIN Jul 05. 2020

사과하는 사람이 없다.

 


 

 왜 사과하지 않는 걸까...

 아무도 내가 상처 받음에 그것으로 인하여 화남에 또는 그 슬픔에, 사과하지 않았다.

 오해했음에, 빈정거렸음에, 거짓이었음에, 이용했음에, 혼자 두었음에, 가벼웠음에, 쉽게 여겼음에, 함부로 대했음에, 차가웠음에, 우습게 여겼음에, 외면했음에, 이기적이었음에, 방해했음에, 망가뜨렸음에... 사과하지 않았다.

 어느 누구도 나의 감정을 돌보아 주지 않았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않았으며 아무도 쓰다듬지 않았다.

 내가 웃을 때 좋아하던, 내가 힘차고 즐겁고 환했을 때 같이 웃던 그들은 내 안에 어둠과 그늘이 쌓이면 외면하거나 비난하거나 떠나갔다. 내가 우는 것을, 내가 힘들어하는 것을, 내가 슬퍼하는 것을... 존중받지 못했다.

 사는 동안 여러 번 상처 받고 여러 번 아팠으며 여러 번 슬펐고 또 여러 번 힘이 들었는데, 그때마다 누구에게도 사과받아 본 적이 없었다.

 나는... 내 감정을 혼자서 처리해야만 했다. 삐죽삐죽 튀어나온 감정의 조각들을 어르고 달래어 둥글게 만드는 것을 본 적도, 배워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내 방식은 늘 서툴고 날카로웠으며 촌스러웠다.     


 그렇게 나는 나이만 먹은 어른이 되었다.

 그것이 내 안에 분노가 차곡차곡 쌓인 이유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오늘 처음으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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