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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포갤러리 May 31. 2022

스물


Life/Watercolor on paper



매년 세가지 의문은

풀려고 하지않는 시골살이 의문들이다.


모 심으려 논에 물을 대면

밤새도록 울어대는 개구리는 어디에 숨어 이  형세를 기다렸을까?


가끔 지나는 차에 부딪히는 고라니는

왜 사람 앞을 지나 피하려고 할까?

지나간 뒤에 피하면 될텐데...


양파밭에 양파는 파나 마늘과는 달리

캘 때가 되면 모두 지쳐 스러져 이제 파달라는 신호를 몸저리게 보이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가난이 끝을 보이지 않더니 이젠

외로움이 끝을 보이지 않아 두려운 때가 오면

식물이나 동물의 바보같은 의문이

우리의 의문과 틀리지 않아서

두고두고 궁금증으로 그저 웃기만 할 뿐이다.


비만 오면

현관에서 문 열리기를 기다리는 개구리.

나는 가만 두지 않는다.

문이 열리면 뛰어 들어 오는 것을 용서했더니

장화안에 숨었다가 죽음을 보인 뒤부터는

즉시 주걱위에 얹어 밭쪽으로 매정하게

던져버린다.

그리고 이마에 식은 땀을 훔친다.

마치 못할 일을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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