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자꾸 슬픔이 찾아옵니다.

2023년 11월 09일 / 목요일 / 날씨: 겨울비가 잠시 후두둑

by 아트필러

요즘 밤이 되면 슬퍼진다. 왜일까. 예전의 나는 내일 뭐 먹을지 고민하며 행복하게 잠들었었는데. 다시는 그런 시절이 올 수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 또 슬퍼진다.


한밤중에 울면 정말 외롭다.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놓여있는 기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우는 사람이 어딘가에 또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은 훨씬 더 서럽게, 더 오래 울지도 모른다. 또 이미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게 울면서 외로워했던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그렇다고 해서 내 슬픔이 작아지거나 보잘것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두의 슬픔은 세상의 단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한 것이니까. 그래도 누군가 예전에 같이 겪어주었거나 지금 함께 겪고 있다고 생각하면 위로가 된다. 각자 다른 이유로 다 같이 울고 있는 상상을 하면 아주 조금은 괜찮아진다.


막연하게 죽음이 두려워질 때 아이처럼 펑펑 울어버리면 의외로 마음이 가벼워진다. 마치 불쑥 나타나 골려주려 했는데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당황하며 달래주게 되는 것처럼 다 잘될 거라는 밑도 끝도 없는 예감이 든다. 그러니까 오늘 밤, 슬픔이 찾아온다면 조금 다르게 맞이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럼 예상치 못한 반응에 예기치 못한 선물을 줄지도 모르니까. 참 말은 쉽다. 글처럼 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으려나.


진부한 말이지만, 여기, 한밤중에 슬퍼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그리워하고, 두려워하고, 걱정하고, 후회하고 있어요. 그러니 우리 마음 놓고 울어요. 다음날의 붓기나 피로 따윈 생각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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