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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지 않는데 다투지는 않는다니

조민씨 법정 최후 진술의 모순과 양형 부담

by 이이진

조민 씨 법정 최후 진술을 보면서, 그런 진술을 하도록 변호인들이 내버려뒀다는 게 대단히 놀랍더군요. 피고인이 형을 선고받을 때 판사가 양형에 참작할 수 있는 부분은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죄를 반성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진술에서 보면 조민씨는 혐의는 인정하지 않지만 사회 분열을 원치 않기 때문에 다투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을 하고 있는데, 결과적으로 죄도 인정하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는다는 진술이 돼버리고야 만 거죠. 죄를 인정하지 않는데 반성할 일도 없는 거죠.


조민씨 진술대로라면, 죄도 안 진 사람을 검찰이 기소하고 법원이 재판하는데도 자신은 사회 분열을 원치 않아 다투지 않는다는 취지인데, 형사 재판에서 이런 주장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를 변호인들이 언질을 안 준 모양입니다.


경찰의 폭행이나 협박으로 진술을 해서 유죄가 나오면 나중에라도 무죄로 다시 따질 수가 있는데, 지금 이 진술대로라면 조민씨는 사회적 압박에 의해 죄가 없어도 죄를 다투지 않는다는 거니까요. 조민씨가 과연 사회적 압박과 검찰의 공소권으로 죄의 다툼을 포기한 것으로 용인될 수가 있을까요? 따라서 이런 진술은 하지 않은 것만 못 하다는 생각이고요.


즉 양형을 적게 받자면 죄를 인정하고 뉘우치는 것이고, 죄를 인정할 수 없다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맞서서 무죄 취지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죄는 인정할 수 없지만 무죄 다툼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 죄를 인정하는 취지라고 봐야 되는 거고 오히려 반성이 없는 상태라로 고 할 수가 있게 되는 거죠.


그리고 조민 씨가 조국 전 장관의 자녀로서 사회적 지위가 있긴 하나, 그렇다고 조민 씨가 사회 분열과 통합을 조장할 수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며 다소 스스로를 과대적으로 생각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불편하네요.


부모가 조국 전 장관 정도 되면 그 자녀는 얼마나 올바른 사람일까, 기대들을 했을 텐데, 재판 진행 과정만 보면 아쉬움이 제법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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