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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Apr 10. 2024

가부장제가 없다면 누가 아이 아버지로 부양 책임을 지죠

가부장제는 아이 양육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명시한 불완전한 제도죠

https://alook.so/posts/M9 t8 W1 a? utm_source=user-share


개인적으로 배경 지식이 없으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현학적인 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터라, 그런 저의 성향에 기대어 다소 러프하게 글을 읽었으므로, 일부 제 글에서 이해를 못 한 듯한 뉘앙스를 느끼더라도 일단 넘어가 주시면 좋겠습니다. 


<태초에 모든 이들은 ‘사람’으로 태어나지만 가부장제의 남/녀 이분법에 따라 ‘남성’과 ‘여성’으로 만들어진다.>고 하셨는데, 태초에 사람은 여성과 남성으로 구분되어 태어납니다. 그리고 그 바탕 위에서 가부장제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게 제가 보기엔 상식적인 사고인 거 같고요. 


단순하게 그 시대로 가봤을 때, 태어나서 보니 인간이 남성과 여성의 두 개로 나뉘었다는 것과 그 둘이 서로 다른 성적 기능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둘 중 하나인 여성은 생존 기간 동안 임신의 부담을 계속 가져야 하고 반대로 다른 성인 남성은 임신으로부터 자유롭다는 게 도출이 되는 거죠. (여성의 평균 수명이 40세를 넘어간 시점은 현대니까요. 50년 전만 해도 할머니들 대부분은 10 후반에서 출산을 시작해서 40대 내외에 죽었죠. 이 경우 아이 아버지를 구체화하지 않으면 10대 여성은 아이를 낳은 채로 혼자 양육까지 해야 됩니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임신으로부터 자유로운 남성 쪽이 임신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단순하게 욕구만 해소하려고 할 텐데, 다시 말씀드리지만, 오히려 가부장제는 아이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을 명백하게 남성 가계로 부담하는 구좁니다. 


한국 가족법에서도 혼인 중 태어난 아이는 반드시 아버지 호적에 올려야 해서 심지어 부인이 바람 나서 낳은 남의 아이도 법에 의하면 해당 아버지 자식이 되거든요. 이게 가부장제의 기본 구좁니다. <내 배 아파 낳았는데 왜 남편 가계에 올라가냐?> 이런 질문은 논외로 일단 치겠고요. 가부장제는 아이에 대한 모든 책임을 남성 가계에 지우는 거다, 이겁니다. 


남자들이 결혼하고 도박에 미쳐서 가정을 버리고 바람을 피우고 이런 망나니짓하는 것과 가부장제의 기본 흐름을 오인하시면 안 된다고 봅니다. 어머니가 어머니답지 않듯이 아버지도 아버지답지 못 한 망나니가 있는 것과 가부장제의 모토를 헷갈리지 말라는 거죠. 


모든 자식은 어머니는 반드시 확실하나 아버지는 불안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인으로서 태어난 아이는 무조건 어머니와 아버지의 자식으로 권리를 부여받는 겁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고아들을 떠올려보시면 이게 대단한 권리 부여라는 것을 상기할 겁니다. 어른들이 애를 낳아만 놓고 그냥 버려둘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 놓은 거예요. 


이 과정에서 여성이 억압되는 등의 부당함이 발생한 것과 가부장제의 맥락 자체는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잘못된 제도는 고쳐나가는 것이고 고쳐나가자면 원래 취지를 바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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