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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이진 Aug 01. 2024

무당이 되는 3가지 경우

근데 신의 목소리를 인간이 듣고 정상으로 살 수 있을까요? 

https://youtu.be/X6 kLYidhJ0 E? si=iClesXY4 izz5 BU8 v


제가 관찰한 바로 무당이 되는 경우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부모 (할머니를 포함하여 주로 모계) 중에 무당이 있다 2) 사주에 무당 사주가 있다 3) 본인이나 가족의 업보로 무당이 돼야 한다. 


보니까 1) 번이나 2) 번은 아닌 거 같고 (사주에 무당 기질이 있는 경우에는 무당들이 사주를 보고 언급을 하는데, 일단 저를 예로 들면, (저한테 종교적인 기운이 강해서 뭘 해도 그리로 갈 거다)라고 완곡하게 말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종교적인 기운이 강하다는 것은 다소 완곡한 표현이나 여하튼 세속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의미인데, 일견 맞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해서 저는 그려려니 합니다. ^^ 한 때 컴퓨터로 사주 보고 점 보는 게 유행한 적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경우에도 <무당 된다> 심심치 않게 나왔고요, 그럼에도 그려려니 하고 사는데 아무 일 없습니다. 


종교에 유달리 이상할 정도로 관심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종교에 심취하여 세속을 멀리할 정도는 아니니까요. 세속을 이해하기 위해 종교를 파고드는 게 맞는 거 같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따라서 사주가 그렇다고 하면 그런가 하면 되고, 따로 적을 두진 않을 정도로 지내면 됩니다. 다만 제 사주나 이런 걸 보고 무당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어서, 이 지점을 기억하고 있을 뿐이며, 별 신경 안 쓰고 사니까 별일 없고, 뭘 잘 맞추기는 하는데 그걸로 딱히 이익을 취하지 않으니까 아무 일 없이 삽니다. ^^;;;;;;


따라서 3) 본인이나 가족의 업보로 무당이 돼야 되는 경우가 남는데, 상담자 님에게 귀신이 3명 붙었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파고 들어가면, 친척 중에 누가 사고로 죽지 않았냐, 일찍 병사한 아이가 있지 않냐 (부모에게 낙태를 물어봐라 막 이러기도 합니다 ^^), 불에 타 죽은 친척 없냐, 자살한 지인 없냐, 결혼 못하고 죽은 이가 있지 않냐, 등등 다소 기괴한 과거를 찾아내는 거죠. 


이들이 원한을 해소하지 못하고 귀천을 떠돌다가 귀신인 채로 님에게 기탁하기도 하고 (이 경우를 빙의라고 함), 신에게 기탁을 했는데 그 신이 님에게 와서 이들의 원한을 풀어주고 살아라 이렇게 되는 게 무당인데, 이 경우에는 본인에게 어떤 한이나 치유되지 않는 근원적인 갈등이 있어서 이게 서로 만나서 발생한다는 그런 개념입니다. 때문에 무당 눈에는 님에게 이런 어떤 근원적인 문제 혹은 내면의 불안이나 상처가 보여서 귀신들이 좋아한다, 이런 식인 겁니다. 


어떻든 무당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해도 실제로는 이런저런 문제들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미 상담을 받으러 오는 순간 무당 눈에는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게 인지가 될 수밖에 없고 (예를 들어 환자가 정형외과를 오면 관절이나 뼈가 안 좋구나 의사가 맞추는데, 이게 신이 알려주는 건 아니죠. ^^;;;;;; 환자가 이미 스스로 관절 문제라는 걸 고백을 하고 의사한테 간 거니까요.) 대부분은 쉽게 꺼낼 수 없는 문제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당이 이렇게 다가오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어려서 가위 좀 눌리고 이런다고 무당이 되는 게 아니고, 소위 말해 신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다는 건데, 글쎄요, 저는 신의 목소리를 인간이 직접 들으면 미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무당이라는 직업 자체에 대해서는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과연 신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 지점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환자가 기침하면서 내과에 오면 감기구나 의사가 통상 맞추는 것처럼, 무당들도 중년 여성이 돈 들고 찾아오면 남편이 바람났구나 맞힐 수 있는 거고, 그러나 그런 것도 사실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스스로 자질이 있다면 한번 생각은 해볼 수 있겠죠. 그러나 이게 결국 본인이나 가족 업보를 해소하는 일이라, 제가 알기로는 그 길이 쉽지만은 않다고 하더군요. 업보 해소 못 하면 계속 그게 대물림돼야 된다는 둥, 어떻다는 둥, 저주를 풀어주는 일만이 아니라 저주를 품는 일도 무당이 하다 보니까, 무당 이 쪽이 역사에서 박해(?)를 받은 이유도 어떤 면에서는 있긴 합니다. 


Aㅏ, 연애 상담만 하시는 줄 알았더니 인생 상담도 해주시는 줄은 몰랐네요. ^^ 이 무당 쪽도 풀면 한도 끝도 없는데, 일단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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