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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건 긍정 부정 다 깊게 반응하는 겁니다만

본인 니즈에 따라 일희일비한다면 그건 섬세한 건 아니죠

by 이이진

https://youtu.be/r-wbFMqLAxM? si=TwB4 l_mHnZ1 FJje6


사람들이 섬세한 것과 상대방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거나 자신을 소홀하게 대하는 것에 금방 섭섭해지는 등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습니다. 섬세한 것은 긍정 부정 할 것 없이 해당 자극에 바로 반응하는 것이고 그 반응이 통상 일반적인 사람보다 깊거나 다른 각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은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을 때> 극도로 실망하거나 반대로 상대방이 <자신의 니즈 (needs)를 채워줬을 때는> 극도로 기분이 좋아지는 것입니다. 전자는 기질적으로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파악이 잘 돼 피곤할 수 있다면, 후자는 자존감의 문제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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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본인이 연애를 할 때마다 상대방의 행동에 따라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흔들린다면, 잠깐만 연락이 안 되는 것도 참을 수 없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것에도 분노가 느껴지고 등등, 상대방의 행동을 섬세하게 받아들여서라기보다는 <내가 이 사람을 생각하는 만큼 그 사람이 나를 소중하게 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지나친 기대의 발현>이라고 보는 게 낫습니다.


이런 분들은 연애를 상대적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크고 자신이 그 사람을 생각하는 비중도 높다 보니, 상대방이 자신만큼 생각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면 <이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있을까> 바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되며, 자신이 남에 의해 이렇게 흔들린다는 점 때문에 <계속 그럴 가치가 있을까>를 또한 너무 고민하게 됩니다. 자신이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시간을 쓸수록 <그럴 가치가 있을까> 또한 너무 고민을 하므로, 결국 상대방이나 자신이나 관계에서 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는 거죠.


따라서 이런 분들은 막상 만나면 <자기 서운한 얘기, 자기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내가 너를 얼마나 생각하는지를 너는 왜 모르는지> 등등 자기감정에 사로잡히기 쉽고 함께 있는 시간을 즐겁지 않게 보내기도 쉽습니다. 그렇게 연인과 함께 있을 때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혔다가 <내가 지나치게 예민했나...> 다시 미안해지기를 반복하기도 하므로, 이런 여러 감정을 지나치게 인지하므로, 연애가 때론 힘들기도 한 거죠.


긍정적인 감정을 인지하는 연습을 하면 조금 나아질 겁니다. 즉 연인이 좀 서운하게 하더라도 <좋았던 순간의 감정을 다시 떠올리고 왜 내가 이 사람과 사귀려고 했는지>를 상기하는 거죠. 그 기분으로 함께 있을 때 좋아지는 순간이 돌아오면 나아지긴 할 겁니다.


참고로, 저는 연애라는 어떤 심리적 행위 자체에 관심이 많고 사람 관찰을 아주 심각하게 좋아하게 된 터라, 이런 댓글을 드릴 수 있을 뿐이고, 개인적으로 살면서 고백을 받거나 고백을 하거나 차거나 차인 적은 적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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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하고 한 번 있던 건, 뭐, 그냥 어린 시절 추억이라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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