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가를 좋아하는 이유

by 아트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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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에도 일종의 유행이 존재한다. 필라테스, 클라이밍, 골프, 테니스, 러닝 등등. 많은 운동을 하다가 대학교 때 들었던 요가 교양 수업이 좋았던 기억에 요가원을 찾게 되었다. 요가를 다시 시작한 지 이제 겨우 1년이 넘었지만, 하면 할수록 더 좋아진다. 이 각박한 세상 속에서 요가는 나를 숨 쉴 수 있게 해주는 수련이다. 요가의 뜻은 ‘몸과 마음의 결합’이다. 이 의미를 알게 되면 요가에서 하는 동작들, 즉 아사나를 할 때의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요가는 단지 몸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내면까지도 살펴봐야 하는 수련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요가를 이렇게까지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 요가를 하면 생각을 비울 수 있다. 그래서 요가할 때는 ‘운동’보다는 ‘수련을 한다’고 이야기한다. 선생님이 보이는 동작을 따라 하면서 신체 감각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다 보면 나의 마음을 어지럽게 했던 생각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생각과 걱정이 많은 나에게 요가는 머릿속을 고요하게 만들어주는 특효약이다.


2.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 고통스러운 부동의 아사나여도 결국 시간은 흘러간다. 처음 요가 수업을 들었을 때 숨이 차고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유연하지 않은 각목 같은 몸을 이리저리 늘리려고 노력했지만 몸은 내 마음을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동작을 매일매일 반복하다 보면 점진적으로 느는 것이 느껴진다. 또한, 아사나를 시작할 때는 잘되지 않아도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내쉬다 보면 선생님의 구령에 따라 몸이 유연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물론 한번 잘 된 동작이 다음 날도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의 몸은 매일매일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작의 완성보다, 그 과정에서 인내심을, 그리고 그 너머에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3. 나만의 속도로 호흡한다. 요가에서 자세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세보다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나의 호흡은 나만이 느낄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요가는 어찌 보면 나와의 싸움이다. 각자의 몸이 다르고, 그래서 잘하는 아사나도 다르다. 나의 경우는 햄스트링이 짧아서 무릎을 쫙 펴야 하는 전굴 자세들이 어렵다. 단다아사나와 다운 독 자세도 며칠만 쉬었다가 다시 하면 무릎 뒤가 찢어지듯이 당긴다. 반면, 나비자세는 별다른 노력 없이 처음부터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어떠한 동작을 잘하는 것은 사실 별로 의미가 없다. 나보다 쉽게 숙이고 아사나를 척척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면 억지로 같아 보이는 동작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나 내 몸이 어떻게 보이는지보다는, 내 호흡에 맞춰서 나 자신에게 이로운 선택을 하는 것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남들과 같아 보이기 위해 무리하게 동작을 따라 하다 보면 부상의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4.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진다. 요가를 처음 시작한 이유도 망가진 자세 때문에 목과 어깨가 아팠기 때문이다. 근육이 뭉치고 결려서 책상에 앉아 있기가 힘들었다. 나의 마음도 몸처럼 긴장한 채 뻣뻣했다. 요가는 이런 내 몸과 마음을 부드럽게 변화시켰다. 요가는 전신운동이기 때문에 몸 구석구석을 사용해야 한다. 몸을 이완하기도 하고 강화하기도 한다. 힘을 빼야 하는 근육에는 힘을 빼고, 힘을 주어야 하는 근육에는 쥐어짜 내듯이 힘을 준다. 이렇게 아사나를 하다 보면 몸이 건강해지는 것을 넘어서 부드러워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수업이 끝나면 몸이 개운해짐과 동시에 잠이 몰려온다.


5. 기승전결이 있다. 눈을 감고 명상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아사나들이 시작된다. 이완을 했으면 강화를 하고 후굴을 했으면 전굴을 한다. 몸을 웅크렸다면 피는 동작을 해준다. 오른쪽으로 몸을 비틀었다면 왼쪽으로도 몸을 비틀어야 한다. 이렇게 균형을 따라가며 기승전결을 만들어준다. 특히, 온몸의 긴장을 모두 풀고 사바아사나로 동작을 마무리할 때면 ‘오늘 하루도 나는 요가와 함께했구나’ 하는 뿌듯함과 안도감이 동시에 밀려온다.


나는 어제도 요가를 다녀왔다. 매 순간 새롭다. 나의 몸에 대해 알아가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 중 하나 아닐까.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항상 함께해야 하는 것은 우리의 몸과 정신인데, 그것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요가를 추천한다. 고통스러운 순간을 인내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기보다는 스스로에게 좋은 선택을 내려야 하는 인생과 요가는 정말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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