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 화> 그린(Green)... 그린의 숲
초록빛으로 물든 숲
뿌리내린 나무들 사이로
바람은 수없이 지나갔으나
그들의 사랑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넉넉한 나뭇잎의 그늘이었고,
그녀는 맑은 샘물의 흔적이었다.
시간은 파도처럼 밀려왔고
세월은 강물처럼 흘러갔지만,
푸르른 언약은 한 번도 쇠하지 않았다.
그들의 가슴엔 초록의 싹이 돋았고,
그 싹은 땅속의 깊은 비밀처럼
아무도 모르게 자라났다.
꽃을 피우지도 않았고,
열매를 맺지도 않았으나,
그 사랑은 이미 완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