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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tistgon Oct 31. 2020

도피성 미국행

멈추고 싶은 현실을 도피해 생기있는 미국행을 택하다

시카고, 하와이, 뉴욕, 샌프란시스코...

이 도시들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내가 치열하게 살았고 살고있다는 공통점.


일년을 계획하고 떠났던 미국에서의 삶이 3년을 넘어서고있다. 나를 찾으러 떠났던 길이었다. 그런데 그 길에서 내가 찾은 것은 짝꿍이었고 결국 내가 사랑한 하와이에서 가족만 모시고 작은 결혼식을 올렸으며 지금은 샌 프란시스코 노스베이에서 아이를 낳아 살아가고있다.

한때는 대한민국 최고의 방송인을 꿈꾸던 사람이었는데, 그랬던 내가 오늘 무엇을 하였는가? 샌 프란시스코 노스베이의 작은 동네에서 우는 아이를 들쳐 업고 거닐고 있었다.


화려한 도시의 삶이 피부처럼 편안하던 나였는데 이제는 주말마다 광활한 바다와 장엄한 자연을 찾아 나들이를 가며 산다.


가끔 내가 참여한 방송들을 볼때면 내가 살았던 삶인데도 그 모습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랍고 멋지다.


‘괜히 미국으로 온 것일까?’


아니. 한 번 뿐인 인생, 제한된 시간 안에서 정말 다양한 삶을 다양한 곳에서 살 수 있었다. 포기 할 것도 많았고 서럽게 울던 시간도 많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삶이었다.


시카고 도심에서 도시락을 까먹기, 하와이 ‘호스텔’에서조식 서비스 일하기’, 뉴욕 첼시 마켓에서 쥬얼리 판매하기, 미국 방송국 프로그램에서 미국 시골마을 돌아다니며 체험하기 등등등....


누군가는 내가 미국행을 선택했을때 ‘도피성 미국행은 안 된다.’고 말하였다. 그 말을 들었던 순간 “도피성 아니야.” 라고 발끈했던것은 사실 도피성이기도 했기 때문인것 같다. 그런데 도피성이라면 어떠랴?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선택만 있는 법. 그 선택에 온전한 책임을 다하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결국 ‘내 인생이 정답’이 되는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도피성 미국행에 책임을 더하니 내 인생이 더욱 만찬이 되었다.


도저히 한 걸음도 내딛을수 없을 정도로 삶이 버거운 사람에게 내 이야기가 가뭄 끝에 만난 소나기가 될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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